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
제1부 인간의 소명 : 성령인의 삶
제1장 인간의 존엄성
제5절 감정의 도덕성 (1762~1770)
Ⅰ. 감정(感情)
인간은 의식적인 행위로써 행복을 지향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행복에 나아가는 것을 도와줄 수 있고 때로는 방해할 수도 있다.
인간의 감정은 그 자체로서는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고, 행위자가 선하다고 느끼는 것을 하게 되거나 악하다고 느낀 것을 행하지 않도록 행위자를 한쪽으로 몰아가는 정서적 움직임이다.
감정은 인간 심리의 한 자연적 요소이므로 인간의 정신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인간 행위는 이성과 의지의 합작품인데 거기에 감정이 가담하여 동행하면 선행이나 악행이 더욱 강렬해진다.
감정은 여러가지이다. 대표적인 감정은 좋은것에 대한 사랑과 나쁜 것에 대한 증오이다.
좋은 것에 대한 사랑은 아직 얻지 못한 선에 대해서는 갈망을 일으키고 이미 얻은 것에 대하여 즐거움과 기쁨을 느낀다.
반대로 악에 대한 증오는 아직 오지 않은 악에 대하여 혐오와 공포를 느끼고 이미 현존하는 악에 대해서는 슬픔이나 분노를 느낀다.
Ⅱ. 감정과 도덕적 삶
감정 자체는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다. 감정은 실제로 이성과 의지로 일어나는 경우에만 도덕적 평가를 받는다.
다시 말해서 의식적인 감정이라야 선악을 논할 수 있다. 즉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을 의지로써 지속시키는 경우라야 선한 감정이나 악한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같이 감정은 맹목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성으로 감정을 조절하여야 한다.
아무리 고상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 감정들이 인간의 도덕성이나 성덕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감정이 선한 행동에 이바지하면 도덕적으로 선한 감정이고, 감정이 악한 행동에 이바지하면 악한 감정이다. 그래서 감정은 덕행에 이바지할 수도 있고 악습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뿐 아니라 감각적 요구로도 선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도덕의 완성을 이룬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생활은 교리를 제대로 믿고 (이성) 실천할뿐 아니라 (의지) 감정을 잘 다스리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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