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가나 웰빙(well-Being)이란 단어가 빠지는 곳이 없다. 무농약의 좋은 먹거리, 건강을 챙기는 운동, 스트레스 줄이는 명상요법 등 잘먹고 잘살기 위한 노력들로 분주하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자신만의 웰빙을 넘어서 본당공동체간의 진정한 나눔과 일치를 위한 웰빙의 노력은 어떨까?
안동교구 상주시 계림동본당(주임=정일 신부) 「가족주말농장팀」.
여느 주말농장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우리는 새벽농장이라고들 부르지요. 주말에만 와서는 밭 작물들이 잘 자랄 수가 없어 매일매일 모입니다』
낮에는 각자의 일터로 나가야하기 때문에 날씨가 더운 요즘은 주로 새벽 5시에 모여 밭일을 하거나, 해저무는 저녁때 나오기도 한다. 밭일을 하면서 삶의 이야기도 주고받고, 친교를 나눈다.
농촌교구인 안동교구에서도 도심에 자리잡은 본당공동체, 농사경험도 전혀 없는 이들이 일(?)을 벌인 이유는 뭘까?
계림동본당은 올 한해 교구장 사목교서인 「농촌의 복음화」를 실천하기 위해 본당 사목표어를 「농촌에 희망을 일구는 공동체」로 정하고, 농촌과 함께 하는 일을 찾던 중 주말농장팀을 꾸리게 됐다. 즉, 농사를 직접 지어봄으로써 농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함께 느끼고, 나누기 위해서다.
올 4월, 초보농사꾼 9가족이 모여 성당 인근 600여평의 밭을 일구는 첫삽을 떴다. 밭이랑을 만들고, 가족이름의 팻말을 세웠다. 가족농장 외에도 주일학교 학생들의 간식을 위한 옥수수밭, 제대회를 위한 꽃밭, 본당공동체를 위한 공동채소밭도 마련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옥수수, 고구마, 상추, 오이, 가지, 쑥갓, 땅콩 등 갖가지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생명?환경을 살리기 위해 모든 작물은 무농약유기농으로 재배한다.
농사경험 하나 없는 이들이 무농약으로 짓다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처음엔 시들시들 죽고, 병충해 피해를 입어 실패도 맛보았다. 하지만 매일매일 자식돌보듯 가꾼 정성 때문일까? 이젠 곳곳에 제법 땀의 결실이 알알이 맺혔다.
작고, 벌레먹고, 잘나지도 않은 수확물이지만, 본당행사에 필요한 야채로, 주일학교 학생들 간식으로, 주말농장팀 모두의 먹거리로 나눠진다.
농장팀원인 전삼일(헬레나)씨는 『성당에서 서로 얼굴만 보는 것보다는 생활속에서 함께 땀흘리고 일하면서 공동체의 삶을 나눌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밭을 매러 못나온 가족들의 농장도 함께 가꾸면서 「나」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란 일치감을 이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장팀원인 김학은(시몬) 사목회장은 『농촌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주말농장에 좀더 많은 가족이 함께 했으면 한다』면서 『올 한해 농촌의 복음화를 위해 삶으로 실천하고, 얻은 결실들을 맛보면서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구기 위해 더욱 애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계림동본당은 「가족주말농장팀」 뿐 아니라 올 9월 사벌퇴강준본당과의 자매결연, 2차 헌금을 통한 농촌살리기 기금 마련, 농산물직거래장터 등 도.농나눔을 통해 농촌에 희망을 일구는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해나갈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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