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는 거룩한 표지(언어, 동작, 사물)를 통해 거행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이룩하신 구원 업적을 현실적인 사실로 실현시켜 하느님을 경배하고 인간을 거룩하게 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을 표현하는 표지 중의 하나인 전례 동작은 무엇보다도 전례의 이러한 성화와 공경이라는 목적과 기능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하느님의 구원 업적이 다양하듯이 이를 표현하는 전례 동작은 다양하다. 표현 방법 자체도 크게는 나라마다 작게는 개인마다 다르다. 전례는 내용과 행위자에 따라 다양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례는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는 하느님의 백성이 같은 믿음을 표현하는 행위라는 특성상 그 표현은 일치성을 또한 전제로 한다. 결국 전례 동작은 일치 속에 다양성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한다.
서는 자세
·존경을 표시하는 자세 : 사제나 부제가 복음을 봉독 할 때에는 하느님께서 직접 말씀하심을 드러내기 때문에 하느님께 대한 존경의 표시로 서서 경청한다. 이스라엘 백성도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서 있었다(출애 20, 21 느헤미아 8, 5 에제키엘 2, 1 다니엘 10, 11).
이러한 존경의 자세는 하느님을 대리하여 전례를 집전하는 사제에게도 드러난다. 그래서 예식의 처음과 끝에 주례자가 입당하고 퇴장하면 신자들은 일어선다.
하느님께 대한 존경의 자세는 누구보다도 제단 봉사자들 특히 사제에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백성을 대표하여 하느님을 섬기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는 자세는 제단 봉사자들의 기본자세이다.
·가장 보편적인 기도 자세 : 성서에 보면 기도할 때 흔히 서서 하였다(마르코 11, 25). 그리고 카타콤바의 벽화나 조각, 초세기의 저서들을 보면 그 당시의 신자들은 흔히 서서 기도하였다. 니체아 공의회는 서서 기도하는 부분을 법으로 정하기도 하였다.
·부활과 기쁨의 자세 :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에서 일어나셨으며 우리도 그분을 통하여 부활하여 일어났다. 초 세기부터 서는 자세가 부활과 기쁨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오늘날에도 그런 의미로 부활시기와 주일에는 서서 기도하는 경우가 많다(삼종기도 등).
앉는 자세
인간은 몸의 구조상 오래 서 있거나 꿇어 있으면 쉽게 피로를 느끼는 반면 앉으면 몸도 편안해 지고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즉 올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는 것은 바른 몸가짐을 나타내는 것일 뿐 아니라 정성이 담긴 기대와 주의력으로 가득 차 있음을 드러낸다. 그래서 전례에서는 가르치거나 경청의 자세로 앉는 자세를 취한다.
·가르치거나 훈계하는 자세 : 주교는 서품, 견진 예식, 미사 등 각종 예식 중의 훈화 부분에 흔히 앉아서 한다.
·경청하는 자세 : 전례 중에 복음을 제외하고 성서를 봉독 할 때에나 사제의 강론 때에 신자들은 앉아서 경청한다. 그리고 성서 봉독 후나 영성체 후에도 모든 신자들은 앉아서 침묵 중에 주님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고요한 가운데 들려오는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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