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59년. 아일랜드 출신의 한 신부가 한국 땅을 밟았다. 청소년 사목에 애정이 깊었던 스물 여섯 살의 젊은 신부는 1971년까지 12년간 춘천·원주교구 관할 본당에서 사목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청소년들에게 전하는데 헌신했다.
『제 청춘을 불사르던 사목지 춘천·원주교구가 이렇게 발전된 것, 그리고 성소자가 많다는 것에 감동했습니다. 변함없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친절한 한국 신자들의 모습입니다』
33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민요셉(본명 조셉 맥스위니.71.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듯 그는 백발의 노사제가 돼 있었다. 현재 미국 로드 아일랜드 주 브리스톨 양로원에 거주하고 있는 민요셉 신부는 원주교구 삼척 성내동본당 출신 재미교포 신자와 김한기 신부(원주 태장동본당 주임)의 도움으로 8월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민요셉 신부가 삼척 성내동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사목할 때 복사였던 김신부는 2년 전 미국에서 우연히 민요셉 신부를 만났고, 한국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노신부를 위해 이번 방문을 주선한 것이다.
민요셉 신부는 춘천교구 죽림동·소양로, 원주교구 성내동·황지 등 자신이 사목했던 본당을 방문, 당시 동거동락했던 신자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또 8월 25일과 26일에는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를 차례로 만나 몰라보게 변한 양 교구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민요셉 신부가 사목할 당시 복사였다가 나란히 사제의 길로 들어선 김한기 신부와 임헌규 신부(춘천교구 사목국장)는 『신부님은 화도 잘 내고 불같은 성격의 호랑이 신부님이었지만 당시 귀했던 환등기를 구입해 수업을 하고, 아이들에게 포크댄스를 가르쳐 주는 등 청소년에 대한 사랑이 깊은 분이셨다』며 『사제성소에 깊은 영향을 주신 분으로 영원히 기억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민요셉 신부는 자신이 사목하던 성내동본당과 황지본당에 유치원을 세우는 등 청소년 사목에 남다른 애정을 쏟은 바 있다.
『아직도 한국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제 기억 속 한국교회, 그리고 지금 여기에 와서 본 모습들을 간직해 미국에 돌아가서도 기도하겠습니다』
한국교회를 잊지 못하고 이 땅을 다시 찾은 노사제는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을 기도로 이야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지부에 머물고 있는 민요셉 신부는 9월 9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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