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
제1부 인간의 소명 : 성령인의 삶
2장 인류 공동체
제1절 인간과 사회 (1878~1889)
Ⅰ. 인간 소명의 공동체적 특징
교리서 제3편 제1부에서 인간의 소명을 살펴보는 첫 단계로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된 각 사람의 존엄성에 기인한 윤리적 요구 조건을 살펴보고(제1장), 지금은(제2장) 인간의 사회성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생각해 본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로 창조되었다. 따라서 사회라는 것은 우연하게 여러 사람들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모여 있는 인간의 무리가 아니고 일정한 원리와 이유를 가지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간들의 총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회생활을 통해서 그 자신과 그가 속해있는 사회를 발전시키고 향상시킬 수 있다.
사람들로 구성된 여러가지 형태의 공동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떠한 사회 공동체도 그 주체와 목적이 인간이어야 한다(사목 헌장 25항).
가정 공동체와 국가 공동체는 인간 본성의 요청에 의하여 발생한 필연적 공동체이지만,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또 사회발전의 정도에 따라서 많은 인위적(人爲的) 또는 임의적(任意的)인 공동체가 발생하였다.
이렇게 인간 생활이 사회화(社會化) 되면서 개인의 역량을 초월하는 훌륭한 성과도 초래하였지만, 개인의 창의력과 책임감이 손상되고 개인의 자유가 부당하게 억압되는 경우도 빈발하게 되었다.
사회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가톨릭 교회는 여러 계층의 사회 공동체 사이에 통용되어야 하는 원리를 가르친다. 「보조성의 원리」(Principle of Subsidiaarity, 補助性의原理)에 따르면 『상위층의 사회는 하위층 사회의 내적사안(事案)에 간섭하여 그 고유의 임무를 제거하지 말아야 하고, 오히려 공동선을 위해야 한다는 것이다』(요한 바오로 2세 회칙 「백주년」, 16항).
이 보조성의 원리는 모든 집단적 이기주의와 국가적 전체주의(Totalitarism)를 배격하고 개인과 사회의 조화와 국제간의 정의로운 질서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원리이다.
Ⅱ. 회개와 사회
인간 사회의 발전은 본능적이고 물질적인 성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당연히 정신적이고 영원한 생명으로 지향하는 고차원(高次元)의 가치 체계가 존중되고 추구되어야 한다. 인간을 어떤 비근한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모든 방법이나 이데올로기는 배척되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 사회를 향상시키는 어떠한 방법이나 기술도 원죄로 손상된 인간들의 진정한 회개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신앙인들은 깊이 인식하고, 인간과 사회의 회개를 위하여 하느님의 은총의 도움심을 간청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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