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주신 평화를 오히려 거스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7월 26일 단식에 들어가 이제 계절의 변화를 맞고 있는 김재복 수사(마리아수도회)의 단식기도가 한달을 훌쩍 넘겨 9월 3일로 40일을 넘어섰다.
김수사가 단식을 벌이고 있는 청와대 분수대 앞, 노상에 걸린 「이라크 전쟁을 막지 못한 참회의 단식기도」라는 현수막만이 그가 외롭게 이어오고 있는 단식의 지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결단은 정부가 파병을 강행한 뒤 이라크인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깊은 고뇌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고 가신 평화는 아무 분란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침묵 속에 더 큰 불의가 자라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유난히 기승을 부린 더위와 폭우, 모기떼를 견뎌내는 가운데 몸무게가 15kg이나 빠지는 등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김수사는 40일을 넘기며 단식을 접기는 커녕 청와대 앞을 떠나 단식을 하면서 전국을 도는 「전국 단식평화순례」에 나섰다. 생명과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파병은 됐지만 아직 희망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라크와 이 세상의 평화를 염원하는 희망의 고리, 생명과 평화의 고리를 만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떠나고자 합니다』
수천 수만의 희망을 안고 다시 청와대로 돌아오겠다는 김수사는 국익을 위한다는 말로 포장된 거짓 평화에 맞서는 일이 우리 시대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소명임을 전하고 있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