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현재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가장입니다. 낙태가 생명을 죽이는 커다란 죄임을 알기에 저는 더 이상 아이를 원치 않아 오래전에 정관수술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성서공부 중에 『인공 피임을 하는 사람은 성체를 영할 수 없다』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성체를 영할 수 없는 것인지요? 그럼 수술후 여태까지 모령성체를 해온건지요? 가톨릭 신자로서 기도도 안되고 위기감 마저 느껴집니다.
A. 『교회의 교도권이 여러 번 가르친 대로, 남자이건 여자이건 영구적이건 일시적이건 직접 단종(斷種)시키는 것은 단죄해야 합니다』(회칙 인간생명 14항). 구약성서의 관점에서 불임은 저주의 상징이었습니다. 생명에 대한 권한도 하느님의 것이었습니다. 내가 좋으냐 싫으냐가 아니라 주님의 뜻이냐 아니냐가 중요했습니다. 이것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인공피임과 불임수술은 그 저주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는 신앙의 감각을 잃어버려서 불임수술도 더 큰 죄를 짓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합리화 합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중대한 이유가 있다 하여도 선을 드러내기 위해 악을 행해서는 안됩니다』(로마 3, 8 참조).
우리 속담에 자기가 먹을 것은 다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생명의 관리자는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교도권은 인공피임을 엄연한 죄로 단죄하였습니다. 복음을 지키기 힘들다 해서 그것을 합리화해서도 안 됩니다. 형제님의 정관수술은 교회에서 미리 지도하지 못한 책임도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형제님의 행동이 정당화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죄를 묵인하시러 오신 것이 아니라 없애러 오셨습니다. 복원수술이 가능한 연령이라면 복원수술을 해야 합니다.
『죄를 짓기보다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도미니코 사비오 성인의 외침은 사랑에의 가장 확실한 투신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길이 넓고 편안하지 않고 좁고 어렵다고(마태 7, 13)미리 경고하셨습니다. 우리에겐 그 전망을 포기하거나 바꿀 권한이 없습니다. 이것이 교도권이 권고하는 바입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십자가가 없는 길은 끝이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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