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 선조들은 거센 칼바람에 스러지면서도 의연한 모습이었는데 비바람쯤이야 견뎌내야죠…』
인천교구 제1회 순교자현양대회가 열린 9월 7일 오전. 태풍 「송다」의 영향으로 휘몰아친 비바람 속에서도 인천교구민 1500여명은 교구장 최기산 주교, 이학노 몬시뇰을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함께 도보순례와 현양미사를 봉헌하며 신앙선조들의 한결같은 신심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김용식, 지도=현명수 신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강화도 용진진과 갑곶순교성지 등지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교구 차원에서는 처음 열린 순교자현양행사로 전 교구민의 순교신심을 고양하고 성지개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 10시,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강화도 용진진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형 십자가와 103위 성인초상화, 김성임 성녀의 초상화, 남종삼성인의 유해 등을 앞세우고 갑곶순교성지까지 3.5km 구간에 걸쳐 1시간 20여분 가량 순례 여정을 이어갔다. 쏟아지는 폭우와 거센 바람으로 추위에 떨고 우비조차 똑바로 받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참가자들은 발걸음마다 묵주기도를 바치며 신앙선조들의 박해여정과 깊은 신심을 온몸으로 되새겼다.
박정화(누갈다.57)씨는 『비바람 속을 걷다보니 순교자들의 고난과 절절했던 신심이 더욱 마음깊이 다가왔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도를 봉헌하는 은총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도보순례 끝에 도착한 갑곶순교성지에서 참가자들은 1시간 가량 비를 맞으며 진흙탕에 선 채 현양미사를 봉헌하며 순교자들의 신심을 본받아 삶 안에서 증거하고 세상 복음화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최기산 주교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삶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대사회에 만연해있는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극복해야한다』며 『순교자들이 실현한 특별한 믿음의 은총이 우리에게도 내려질 수 있도록 간구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현양미사 후에는 8월 29일 교구에 봉안된 남종삼 성인의 유해 일부를 갑곶순교성지에 모셨다.
또 이날 행사에 앞서 교구는 9월 3일 오후 9시 바다의 별 청소년 수련원 내 일만위 순교자 현양 동산 내 성모당에서 순교자의 밤 미사를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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