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구조를 보면, 출산율의 저하가 눈에 띈다. 2003년 현재 15~49세 여성 한 명당 평균 자녀수는 불과 1.29명에 불과하고 2001년 현재 15세 이하 인구가 14.4%로 65세 이상 인구(18%)보다 월등하게 적다. 이는 사회 전반의 고령화를 야기하고 노인 단독 세대를 보살펴야 하는 과제가 나타났다.
일본에서 가부장권은 가정 안에서 이미 전통적인 권위를 잃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가정이나 직장 모두에서 과도한 짐을 부여받고 있기도 하다. 가사와 육아를 여성 혼자서 떠맡고, 맞벌이까지 하는 상황에서는 국가의 출산장려정책 역시 해결이 난망이다.
농촌사회의 붕괴 역시 큰 사회적 문제이다. 2000년 농촌 인구는 전체의 4.5%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농촌 남성의 결혼난은 심각해 다른 나라의 여성을 배우자로 찾는다. 이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국제 문제화되기도 한다.
▲ 일본도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에서 가정사목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담당부서는 불과 2개 교구에서만 설치됐다. 1993년 전국 복음화대회의 주제는 「가정의 현실로부터 복음화의 새로운 길을 발견하자」라는 것이었다. 이후 주교단은 「가정과 복음화」(1994)라는 문헌을 발표했다. 여기서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가정, 가정교회의 건설, 전례와 가정생활 그리고 가정 기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나눔」을 복음화의 새로운 방향으로 지향했다. 이어 2001년 주교단은 「생명의 존중」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해, 「총체적 생명의 문화」를 구현하기 위한 사목적 지침들을 제시했다.
현재 가정문제와 관련해서 일본교회의 시급한 현안은 먼저 성윤리 문제이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계발, 실시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주 노동자문제에 대한 사목 대안도 시급하다. 2002년말, 일본에는 207만여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특히 외국인 가톨릭신자 수는 40만7000명으로 일본인 신자 44만2000명과 맞먹는 수치이다. 이에 따라 국제결혼과 잦은 이혼, 혼종혼 등이 사목적 대책을 요하는 과제로 나타난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대처, 특히 노인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시급하다. 아울러 가족과 떨어져 혼자서 생활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목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문제와 관련해서, 낙태에 대한 문제는 물론이고 새롭게 대두된 인간배아 실험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 인터뷰 / 나가사키 대교구장 타카미 미츠야키 대주교
“가족 대화부족이 사회문제로”
▲ 타카미 미츠야키 대주교
일본 나가사키 대교구장 타카미 미츠야키 대주교는 고도의 경쟁사회인 일본에서 가족들은 함께 모일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점에 대해 가장 안타까워했다. 가족간의 대화 부족은 단지 가정 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병리현상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가정 안에서의 사랑과 대화의 부족은 일본의 높은 자살률이나 폭력 행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초등학생이 동급생을 살해한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의 폭력 성향은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일본 교회는 이미 주교회의 차원에서 가정의 중요성과 각종 문제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시해왔고 나름대로 가정사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은 뚜렷한 해결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가정사목의 활성화를 위해서 열리는 심포지엄이나 각종 회의 등에도 신자들보다는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주로 참석합니다. 그만큼 일반 신자들의 인식 자체도 미흡한 수준입니다』
가톨릭 교세가 워낙 미약한 일본 교회는 정부 정책과 연계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타카미 대주교는 매중매체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긴급하게 사목적인 대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컴퓨터와 인터넷, 각종 영화와 대중매체들을 통해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 익숙해 있습니다. 매체종사자들은 이러한 점에 대해 특별히 주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