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의
제의는 고대 로마 귀족들의 외투인 빼눌라(Paenula)에서 발달한 것이다. 미사 전례복으로 정착된 것은 12세기부터이며, 13세기 이후에는 그 모양과 색깔이 다양해 졌다. 제의는 미사 전례의 중심 복장으로서 그리스도의 사제직, 성덕,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희생, 하느님과 인류에 대한 그분의 사랑 등을 상징한다. 미사를 집전하는 모든 사제는 반드시 장백의와 영대와 제의를 착용해야 하지만 공동 집전으로 제의가 부족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면 주례자 외의 공동 집전자들은 장백의와 영대만 착용할 수 있다.
제의의 색깔
미사 때 사제의 제의 색깔이 항상 같지 않고 전례시기와 미사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제의 색깔이 달라지는 이유는 거행되는 전례의 특성과 전례력에 따라 그리스도인 생활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동방 예식에서는 제의 색깔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으나 서방 예식에서는 교황 인노첸시오 3세(+1216)때 처음으로 제의 색상에 대한 규정을 제정하여, 제의 색깔을 중요하게 여기고 축제의 내용에 맞추어 구분하여 입었다. 현재 교회가 지정한 색깔은 오랜 관습에 따라 여섯 가지이다.
백색은 성서에 나타나는 유일한 색깔로, 거룩하게 변모하신 그리스도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옷을 상징하여 영광, 결백, 기쁨을 뜻하므로 부활시기와 성탄시기 등 주님의 축일과 성모 축일, 천사 축일 및 순교자가 아닌 성인 성녀 축일 등에 사용한다.
홍색은 사랑, 고통, 순교 등을 상징하기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주님 수난 성 금요일, 성령 강림 대축일, 주님의 수난 행사, 사도와 복음사가 축일, 순교자 축일 등에 사용한다.
녹색은 1년 중 가장 오랫동안 보게 되는 색으로 생명, 희열, 희망을 상징하므로 연중시기의 주일과 평일에 사용한다.
자색은 통회와 보속, 절제를 상징하므로 그 의미를 드러내는 대림시기, 사순시기에 사용한다.
흑색은 슬픔, 속죄, 죽음 등을 상징하므로 장례미사, 위령미사 때 사용하지만, 요즈음은 흑색 대신 자색이나 백색을 사용한다. 백색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인의 죽음을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차원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장미색은 주로 기쁨을 향한 휴식을 의미하는 대림 제3주일, 사순 제4주일 미사 때 사용한다.
금색은 미사를 성대하게 거행할 때 사용하는데 백색, 홍색, 녹색을 입는 전례시기에 사용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색깔의 제의를 전례에 따라 모두 갖추지 못했을 경우에는 백색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이처럼 미사 때 사제가 입는 제의색만 보아도 그날 전례의 성격을 알 수 있으므로, 그 색깔을 보면서 그 날 전례에 합당한 마음 준비를 하면 좋을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