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품을 보는 이들의 마음이 정화되고 위로받길 기대합니다』
작가의 마음이 통한 것일까. 김겸순(마리 테레시타.노틀담수녀회) 수녀의 작품을 본 이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분위기」라는 말로 입을 연다.
김겸순 수녀는 뛰어난 유리화가로 정평이 나 있지만 여타의 작품활동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 10월 16일까지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에서는 김수녀의 종교화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린다.
「말씀 따라」를 주제로 한 이 전시회는 김수녀가 국내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김수녀는 전시회를 앞두고 『이번 전시회는 작품의 예술성 등을 논하기보다는 창작에 임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자리』라고 밝혔다.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품작 대부분은 성서 말씀을 근간으로 한 신앙여정의 한자락을 표현하고 있다.
『일반 신자들이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것이 성서 말씀입니다. 좀더 보편적으로 이 말씀의 뜻을 나누고자합니다』
전시회에서는 「여정-십자가의 길을 따라」 「부르심1-모세」 「다윗의 노래」 등 최근 창작한 유화 29점이 선보인다. 절제된 선, 청록색과 적황색이 어우러진 유화들은 흡사 파스텔화와 같이 부드럽고 온화한 자태를 뽐낸다.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작품마다 「나무」의 상징이 두드러진다는 것. 김수녀는 『땅에 나온 크기 이상의 뿌리가 땅속 깊이 자리잡고 계절과 환경 변화에 굴하지 않고 자라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며 『나무는 위로자이신 하느님을, 또 나 자신, 나의 이상적인 모습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김수녀는 한국 가톨릭문화의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라는 수녀회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독일 뮌헨국립미술대학 및 대학원에서 유명 종교미술가를 사사, 서양화와 미술교육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93년 귀국 후 매년 1개 이상의 성당을 자신의 작품으로 채우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인천가톨릭대학, 대전교구 정하상교육관, 춘천교구청, 네덜란드 케글렌 노틀담 성당 등 다수의 성당이 그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내 그림 안에서는 풀포기 하나 자라날 수 없지만 하느님께서 그리는 자연의 변화를 통해 창조주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품마다 하느님이 주시는 빛과 희망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지난 10여년간 「말씀」이라는 주제에 깊이 빠져있었다』는 김수녀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더욱 절제된 작품세계를 추구하고자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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