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묵주기도 성월이다. 교회는 한달동안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가장 아름답고 보편적인 기도인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신비를 묵상할 것을 권고한다. 묵주기도 성월을 보내며 묵주기도의 묵상과 올바른 기도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묵주기도는 복음전체의 요약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업 전체를 드러내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예고로부터 시작해 탄생, 유년시절, 수난, 죽음, 부활, 승천을 거쳐 성령강림, 성모승천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비가 복음서에 기록돼 있다. 그래서 묵주기도를 할때는 복음의 마음으로 외워야한다.
묵주기도는 구도(口禱)와 염도(念禱)가 가장 아름답게 조화된 기도라고 한다. 구도란 일정한 문장으로 정해진 기도문이고, 염도란 일정한 문장으로 정해지지 않은 내심의 기도를 말한다. 즉, 성모송과 주님의 기도, 영광송 등의 기도문을 외우면서, 침묵 가운데 주님의 구원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이다. 그래서 기도할때는 각 단의 신비 내용을 진심으로 묵상해야 한다.
묵상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 부활 등 구원사를 요약한 환희·고통·영광의 신비와 공생활 주요 부분에 초점을 맞춘 빛의 신비로 이뤄져있다. 빛의 신비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002년 10월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에서 발표, 기존 세가지 신비에 추가하고 목요일에 묵상하도록 권장한 바 있다.
묵주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고 따르기 위한 것이지만, 각 신비를 완전히 알지 못하거나 각자의 지향을 두고 묵주기도를 잘못 바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환희의 신비 제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라고 말하면서 신비의 내용은 전혀 묵상하지 않고, 입으로만 성모송을 암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일반적인 생각이나 묵상으로 바치거나, 아무런 생각이나 묵상도 하지 않고 외워버리는 것은 올바른 기도방법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세운 지향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바치기도 하는데, 지향은 묵상을 시작하기 전에 세우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묵상 중에 생각한다면 일종의 분심일 뿐이다. 또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모든 기도가 그렇듯 묵주기도를 바칠때도 분심이 많이 생긴다. 이럴 경우 다시 처음부터 기도를 시작하든 그렇지 않든 개인적 신심에 따라 택할 수 있다. 자기 자신과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묵주기도는 가장 보편적인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영광송을 외워가면서 잡념을 없애고 기도에 집중하도록 하며, 하느님의 신비를 관상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도 한다. 묵주기도의 관상은 각 단의 신비를 다양하고 복잡하게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신비의 핵심을 단순하고 순수한 형태로서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교리와 기도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더라도 매일 정성껏 묵상한다면 관상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심오한 신비를 담고 있는 기도, 쉽게 바칠 수 있으면서 구원신비 전체를 담고 있는 기도,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을 하면서도 바칠 수 있으며 깊은 묵상과 관상까지 이르게 하는 기도.
이러한 묵주기도를 얼마나 깊이 묵상할 수 있는가는 자신의 생활을 기도화하고, 얼마나 정성껏 바치느냐에 달려 있다. 일상에서 꾸준히 묵주기도를 묵상해나갈 때, 깊은 영성에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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