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10월 11일 착좌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교구장직에 취임한 의정부교구 초대 교구장 이한택 주교는 「함께 하는 교회상」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 주교좌 의정부성당에서 봉헌된 취임식 미사 중에도 공동집전 사제는 물론 신자들과도 몇 차례나 굳게 손을 맞잡는 따뜻한 장면을 연출해낸 이주교는 교구의 가장 큰 자산은 신자라고 밝혔다.
자신과 교구사제들을 「심부름꾼」에 비유한 이주교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이기에 하느님이 원하시는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각오와 함께 『주님께서 마련해주시고 열매도 당신이 거둘 것』이라는 하느님을 향한 깊은 신뢰도 보여주었다.
『신생 교구인 의정부교구를 자원한 신부들이 희망과 열정에 넘쳐나는 것을 보며 하느님께서 교구민들을 위해 대단한 선물을 준비하셨다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지난 7월 5일 교구장 임명 후 3개월여에 걸쳐 교구 출범을 준비해오는 과정에서 하느님께서 활발하게 현존하시는 체험을 통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이주교는 교구신부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감도 아울러 드러냈다.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위의 염려도 그가 사제단에 거는 희망과 기대로 인해 기우로 비쳐지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신부들이 신자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는 교회상을 의정부교구의 가장 중요한 모습으로 삼아나가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에 사제단이 일치되고 협력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이주교의 지론이다. 교구 내 전체 본당을 「주임·보좌」로서가 아니라 「주임과 부주임」 신부 체계로 꾸려나가도록 한 것도 그의 이런 뜻을 반영하고 있다.
교구 현안·운영과 관련해서도 『하느님께서 넉넉하게 주시리라 믿는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한 이주교는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아듣고 수행해나가는가가 더 중요한 일』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별히 탈북청소년과 어린이 교육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뜻을 밝힌 이주교는 오늘날 우리 사회 문제의 뿌리를 가정과 학교 교육의 부재에서 찾아 교육자로서 살아온 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간과 인성 교육을 등한시하는 우리 현실이 오늘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는 이주교의 지적은 향후 의정부교구가 펼쳐나갈 사목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듯했다.
『성당은 신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관여하지 않는 것을 사목 방침으로 삼으려 합니다』
신자와 신부 위주의 정책 결정 방침을 밝힌 이주교는 신자들에게 다가가는 목자상을 재차 강조했다.
『예수님께서는 대중을 동원하지 않으시고 몸소 찾아 나서셨습니다. 특히 부활하신 후에는 더욱 열심히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 교회가 필요로 하는 목자상입니다』
고희의 나이에 교구장의 자리에 오른 이주교의 모습에서는 신자들에게 한없이 따뜻한 정을 품은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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