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0월부터 내년 10월까지 1년을 「성체성사의 해」로 지낼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교황교서 「주님, 우리와 함께 머무소서」(Mane Nobiscum Domine Stay with Us, Lord)를 발표했다.
30쪽 분량의 이 교서는 서문과 4개장의 본론,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서 엠마오로 가는 두 사도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이들이 부활하신 예수님과 만나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깨달음을 얻는 장면을 교서 전체의 일관된 흐름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문에서 교황은 자신이 이미 오래 전부터 가톨릭 교회가 성체성사에 대해 깊이 성찰하도록 초대했음을 상기시키고 이러한 성체성사의 해를 지냄에 있어서 특별히 그 사목적인 면을 강조한다.
성체성사의 신비는 각 지역교회의 활동 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의 영성 생활에 있어서 그 뿌리요 기반이며 비밀이기 때문이다.
서문에 이어 제1장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대희년을 따라서」에서는 「성체성사의 해」가 단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공의회 이후 계속된 교회의 여정, 즉 예수 그리스도 중심성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교황은 그러한 맥락 안에서 첫 회칙인 「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 1979)를 발표했고 이는 다시 「제삼천년기」(Tertio Millennio Adveniente 1994)에서 언급됐으며, 이러한 성체성사에 대한 주제들은 「주님의 날」(Dies Domini 1998)이나 「새 천년기」(Novo Millennio Ineunte 2001),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Rosarium Virgints Mariae 2002) 등에서 되풀이됐다. 특히 교황은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Ecclesia de Eucharistia 2003)로써 성체성사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깊은 성찰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제2장은 「빛의 신비인 성체성사」에 대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스스로 「세상의 빛」(요한 8, 12)이라고 선언했듯이 신앙의 어둠 속에서 성체성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빛의 신비가 된다. 여기서 교서는 미사전례를 이루는 두 가지 즉, 말씀과 생명의 빵으로 이뤄지는 두 개의 식탁을 언급한다. 말씀을 통해서 영혼이 밝아지고, 희생 잔치에 우리는 참여해 부활을 선포하고 재림의 영광을 기다린다. 미사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을 깨달아야 한다. 또 미사 밖에서 이뤄지는 성체 조배는 성체성사의 해 기간 동안 본당과 수도회의 신앙 생활에서 특별히 강조돼야 한다.
제3장은 「친교의 원천이며 표지인 성체성사」로서, 엠마오의 사도들이 예수에게 「그들과」 함께 머물길 원했을 때, 예수는 더 나아가 성체성사를 통해 「그들 안에」 머물도록 자신을 내어주셨음을 상기시킨다. 성체성사적 친교는 성체를 영한 사람들과 그리스도 사이에 이뤄지는 내면의 친교이다.
성체성사는 또한 교회적 친교로서,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영적·물적 재화를 나누도록 요청한다. 이러한 교회적 친교는 대성당에서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제들과 함께 주교가 미사를 거행할 때 가장 아름답게 나타난다. 성체성사의 해에 각 본당에서의 주일미사에 특별한 중요성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 제4장은 「선교의 원칙이며 계획인 성체성사」에 대한 것으로 우리가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와 만났을때 이는 복음에 대한 증거와 선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성체성사는 다른 이들과의 연대로 이끌어, 조화와 평화,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의 나눔을 증진하도록 이끈다. 성체성사의 해를 맞아 굶주림과 질병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해 교구와 본당 공동체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선은 성체성사 거행의 참된 표지가 될 것이다.
교황은 결론에서 성체성사의 해가 특별한 행사들을 치르는 해가 아니라, 지역교회의 모든 활동들이 영성적인 깊이를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주일 미사 그리고 성체 조배가 강조되고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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