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후만증(척추가 뒤로 굽는 병)으로 자기 한 몸 가누기도 힘든 박종수(울탄.50.대구대교구 다산본당)씨. 왜소한 체격에 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그가 20㎏에 육박하는 배낭을 메고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걸어서 국토를 순례하고 있다.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저 나름의 신념을 실천해 보고 싶었고,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데도 한 몫하고 싶었습니다』
10월 1일 부산을 출발해 경주, 대구, 대전, 서울, 파주 등을 거쳐 10월 31일 판문점에 도착하는 여정. 발바닥이 갈라지고, 물집도 생기는 등 힘든 걸음이지만 중도에 멈출 수는 없단다. 사실 박씨의 국토순례는 이번이 두 번째. 비공식적으로 지난 3월 10일~4월 3일 한라산 백록담을 출발해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종주한 적이 있다. 아내 나은순(비비안나)씨의 인도로 1990년에 세례를 받은 박씨. 그래서 그의 순례길엔 항상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
『걷다가 지치면 많이 힘들어 했던 지난 삶을 생각해 보죠. 그러다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면 온 몸의 피로가 말끔히 가신답니다』 『장애인을 돕는 장애인이 되고 싶다』는 그는 『순례를 통해 아직도 살만한 세상임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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