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수련과 요가를 포함한 이른바 신(흥)영성 운동이 신자들 사이에 폭넓게 확산돼 있어 이에 대한 사목적 대처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자들이 신앙 생활이 이뤄지는 사목현장인 각 본당에서는 사목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신(흥) 영성 운동에 빠져 혼란을 겪고 있는 신자들이 상담을 요청해도 이에 대한 적절한 사목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가톨릭신문사가 신(흥) 영성 운동, 특히 기 수련 운동과 요가 수련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접수한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본당 사목자들과의 상담을 회피하거나, 상담을 한 경우에도 『잘 모르겠다』라거나 『기도 열심히 하라』는 등 무책임하고 원론적인 대답만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에 사는 한 40대 남성 신자의 경우, 주위에서 구역장까지 한 열심한 신자 3~4명이 요가에 빠져 냉담하고, 가정 파탄까지 이르렀지만 『신자들끼리 쉬쉬 하지 신부님한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장병 때문에 단전호흡을 1년 동안 해오고 있다는 한 50대 여성 신자는 수련을 시작한 후 얼마 뒤부터 신앙 생활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불안하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 신부와 상담을 했으나 『안 해 봐서 잘모르겠다』며 『감사기도를 열심히 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녀는 『그런데를 왜 갔느냐』며 다짜고짜 화부터 내고 『당장 끊으라』고만 했다고 하면서 『신앙생활에 어떤 해가 있는지 등을 좀 분명하게 일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 피해자에 의하면 지방의 한 본당에서는 수년 전에 본당 주임 사제가 수련을 받고 와서 본당 교육 프로그램으로 실시를 한 뒤에 사목위원 2명이 아예 집을 나가 2년 동안 행방불명이 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고 한다.
또 한 여성은 본당 수녀가 속한 수도회에서 정기적으로 서울로 기 수련을 하러 오는 모습을 보고 본당에서 여러 명이 기 수련을 시작한 뒤 신앙생활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이처럼 신(흥)영성 운동이 많은 신자들과 본당에서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목자와 수도자들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방관하거나, 심지어 조장하기까지 하고 있어 본당 차원의 사목적 대처 방안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하지만 정작 본당 사목자들 대부분이 『기 수련이나 요가를 아예 못하도록 할 수도 없고,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본당 사목자는 『기 수련이나 요가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우리 본당 신자들 중에서 얼마나 여기에 빠져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느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나 교구 차원에서 이 운동에 대한 단순한 이론적 성찰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본당에서의 적절한 사목적 대처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거나 구체적인 사례 수집 및 분석, 각종 교육 등을 통해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자들 역시 단순한 건강 차원에서 시작된 수련 운동이 신앙 생활이나 가정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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