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0월 17일 제48차 세계성체대회에 보낸 화상 메시지를 통해 두려움과 테러, 전쟁으로 갈라진 세계에서 인류는 성체성사의 신비 안에서 평화를 향해 나아가도록 권고했다. 다음은 그 요지.
이번 대회의 주제를 통해 우리는 성체성사의 신비에 대해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모든 문제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찰하게 됩니다.
빛의 신비여!
죄로 인해 억압받고 고통 속에서 지친 우리 마음에는 빛이 필요합니다. 새천년기의 시작, 폭력과 테러와 전쟁으로 침해받고 모멸 받은 평화를 갈구하는 인류에게는 빛이 필요합니다.
성체성사는 빛입니다! 엠마오의 두 제자가 빵을 나눌 때 주님을 알아보았듯이 우리 마음을 열어젖히고 당신을 알려주신 분은 바로 그분,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그분은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십니다. 이 잔치에서 우리는 십자가의 희생을 다시 재현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체험하고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전하라는 부름을 듣습니다.
생명의 신비여!
그 무엇이 생명보다 더 위대하겠습니까. 인류의 생명에 대한 갈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둠이 우리를 위협합니다. 생명을 존중할 것을 거부하고 굶주림과 저개발의 운명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무심하고, 과학은 힘센 자들의 이기심에 봉사합니다.
우리는 형제들의 가난을 느껴야 합니다. 그들의 도움을 청하는 호소에 마음을 닫아서는 안됩니다. 빵 만으로가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살아있는 빵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잊어서도 안됩니다. 예수는 바로 그 빵입니다. 우리가 그분을 양식으로 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바로 그 생명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랑과 나눔에 우리의 문을 여십시오.
더 자주 성체조배를
앞으로 일년을 특별히 성체성사에 봉헌된 해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교회는 매일, 특히 주일에 이 신비를 살아갑니다. 성체성사의 해에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더욱 열렬하게 이 신비를 살아가도록 초대받았습니다. 더 깊이 성찬례의 거행에 참여하고, 더 자주 열렬하게 성체조배를 하며, 형제들과 친교를 나누고 가난한 이들에 대해 봉사하십시오. 성체성사는 친교의 원천이며 그 표현입니다. 그것은 선교의 원칙이며 계획입니다.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이 신비를 살아갈 것입니다. 이 공동체는 영원한 생명의 빵으로 확고해져서 빛과 생명이 될 것이고 복음화와 연대의 누룩이 될 것입니다.
충만한 생명 주소서
『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Mane nobiscum, Domine)
당신께서는 우리를 빛의 그림자 속에 가두어진채로 버려두시지 않습니다. 우리를 보호하시며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선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발걸음을 인도해주십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과 가족들, 특히 병자들을 축복하소서. 사제와 수도자들, 모든 인류를 축복하소서.
성체 안에서 당신은 당신 자신을 「영생의 묘약」으로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충만한 생명을 맛보게 하소서. 그 생명은 우리를 이 지상에서 생명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벅찬 순례의 길을 걷도록 해줄 것입니다. 주여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아멘.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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