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대
미사 전례가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이루어지듯이, 두 장소의 거행 장소도 뚜렷이 구분된다. 전자의 거행 장소는 독서대이고 후자의 거행장소는 제대이다. 독서대는 라틴어로 「암보」(ambo)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장소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5~6세기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큰 성당에는 대부분 중앙 통로 상부에 독서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나사 모양의 계단을 통해 독서대로 올라갔기 때문에 「암보」라고 불렀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서울대교구의 명동 성당에도 옛날에는 이러한 독서대가 있었다.
독서대는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장소이므로 복음을 포함한 독서는 반드시 독서대에서 봉독되어야 하고, 화답송과 보편 지향 기도도 독서대에서 행하기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독서대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거룩한 장소이기에 성당 안에서 말씀의 품위에 맞갖은 특별한 위치, 곧 높고 고상한 곳에 설치되어야 한다. 높고 고상한 곳이란 모든 교우들이 쉽게 볼 수 있고, 거기서 선포되는 말씀을 잘 들을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그러한 장소는 성당의 중심지에 설치되어 있는 제대 가까운 곳이 좋다.
독서대의 재료는 제대와 조화를 이루는 고상하고 튼튼한 재료가 좋으며, 독서대 크기와 모양은 성당의 구조에 따라 설치하되 제대의 크기와 모양과 균형 있는 짝을 이루게 한다. 따라서 독서대는 제대와 같은 존경과 품위를 표시하기 위해 제대처럼 만든다. 또한 독서대는 해설대와 분명히 구별할 수 있도록 제작되고 배치되어야 한다. 독서대는 여러 전례를 거행하는 데에 적합하도록 주변을 충분히 넓게 만들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여러 명의 봉사자들이 독서대 주위를 둘러서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제대와 같이 독서대도 바닥에 고정시킨 독서대가 바람직스러우나, 이동 독서대도 가능하다. 그리고 그 용도나 미사 때의 의미로 보아 독서대는 하나만 설치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독서대는 제대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하느님 백성의 모임에서 구원의 신비를 가져다주고, 우리를 거룩하게 하며, 성부께 완전한 제사를 드리시는 그리스도가 현존하신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독서대의 본 기능은 미사에 참석한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데 있다. 따라서 음향 시설에도 특별히 유의하여 성당에 있는 모든 이가 사제나 봉사자들이 바치는 기도와 독서자들이 봉독하는 하느님의 말씀과 사제의 강론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명확히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한 점을 감안하여 성당을 신축하거나 개축할 때에는 단지 독서대의 크기, 모양, 장식 등에만 관심을 집중하지 말고 방음 설비나 시설에도 반드시 신경을 써서 복음 선포에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
주례석
주례석은 회중을 주관하고 기도를 이끄는 임무를 수행하는 장소이다. 그러므로 그 자리는 성당의 구조와 다른 설비상의 장애가 없는 한 제단의 높은 자리에 신자들과 마주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주례석이 봉사자석과 확연히 구분되도록 해야 하지만, 그 자리는 명예석이 아니라 전례에서 직무를 드러내는 좌석이기에 왕좌 같은 형태가 되지 않도록 한다. 시작예식과 마침예식은 주례석에서 거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곁에 적절한 공간을 마련하여 미사 전례서와 음향시설 등을 갖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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