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에서 건축학을 전공중인 이수열(아우구스티노·밀라노 한인본당)씨가 최근 금세기 마에스트로 건축가로 불리는 조르죠 그라씨(Giorgio Grassi) 교수 와의 공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조르죠 그라씨 교수는 미국 건축가 프랑크 게리와 함께 전세계 건축계의 양대 산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건축가로서 제자와 함께 연구를 시도, 논문 발표로 이어진 경우는 이수열씨가 처음이다.
그라씨 교수의 건축학적 특징은 옛 건축물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가 도외시 되고 개성 또는 감성 위주의 건축이 주종을 이루는 현대 건축 흐름에 반하여 예술로서의 건축 개념이 아니라 학문으로서의 서양 건축 정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그런 만큼 이씨의 논문에서도 개발 경제 논리에 희생되는 전통 건축물들의 보존과 현대적인 것들과의 건축적으로 연결코자 하는 고민이 두드러진다. 옛것과 현대적인 것의 건축적인 연결을 시도했다는 면에서 한국 사회 및 교회내 건축계에도 많은 시사점이 되고 있다.
이씨는 이와관련 『오늘날 무분별하게 경제논리에 의해서만 지어지는 건물들이 고대 도시가 가지고 있던 도시 맥락 및 과거 기억을 파괴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며, 현재 도시내에 남아 있는 기념비적 전통 건축물들을 단지 고고학적(보존적)가치 뿐만아니라 오늘날에도 그 의미가 사장되지않고 건축적인 가치를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청주교구 개신동성당 신축설계를 의뢰받아 올 11월 중순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청주교구 요셉공원 묘지 납골당 성당 설계를 진행중인 이수열씨는 국내 교회 건축물에 대해 『거의 모든 사례들이 2천여년간 지어왔던 과거 교회 건물들을 참조 대상으로 삼지 않고 르코르뷔제의 건축이나 건축이 아닌 추상적인 대상(상징화)을 기본 출발점으로 보고 건물을 계획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양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이탈리아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이씨는 2002년 현지인과 공동작업으로 공모한 건축 현상설계 공모에 당선돼 공사를 진행중이며 밀라노 한인본당에서는 교육 홍보분과 사목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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