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이라크=외신종합】 이라크의 그리스도인들은 혹독한 박해를 피해 몸을 숨겼던 현대판 카타콤바에서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다.
가족이 바그다드와 모술에 살고 있는 한 이라크 젊은이 엘리아스는 『이라크 그리스도인들은 성당의 지하실에서 미사를 봉헌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끊임없는 죽음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아스는 교황청의 가톨릭통신사인 피데스에 이렇게 말하며 국제사회와 보편교회가 이라크내의 가톨릭 교회와 신자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기를 간절히 호소했다.
그에 의하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는 깊은 상처의 흔적이 생겨나고 있다.
바그다드의 그리스도인 가정들은 죽음의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바그다드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거리로 나서는 것 자체가 워낙 위험한 일이라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거리는 폭탄과 총탄이 날아든다. 이들은 미국을 겨냥해서, 그리고 정부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바그다드 거리는 거의 내전 수준이다. 매일 이라크 경찰과 병사, 무고한 시민들까지 죽어가고 있다.
일단 그리스도인의 경우, 집을 떠나면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다. 그리스도교 가정들은 아이들과 여성들 때문에 쉽게 탈출을 하기도 어렵다.
바그다드의 교회에 대한 첫 번째 공격이 있은 뒤에, 약 4000여 가정이 바그다드를 떠나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넘어갔다.
사실 이라크에서 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공격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지난 1915년에는 이라크 북부 지역 마르딘시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살았는데, 이곳에서는 대대적인 인종 청소가 자행됐다. 또 1950년경에도 많은 신자들이 탄압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그 잔재들이 이어지고 있다.
8월 1일 바그다드에 있는 4개 성당과 모술의 2개 성당에 대한 공격에서 17명의 가톨릭 신자가 살해됐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그 「피의 날」 이후, 탄압이 더욱 심해졌고 10월 16일에는 바그다드에 있는 5개 성당에서 폭탄이 일제히 폭발했다.
엘리아스는 『신부를 돕기 위해 가끔 성당에 가는 일부 평신도들도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다. 현재 우리는 마치 초대교회 신자들처럼 성당 지하에서 몇몇이 모여서 미사를 봉헌한다. 우리는 현대의 카타콤바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특히 바그다드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국제사회와 세계교회의 지원과 관심을 절실하게 요청하고 있다. 엘리아스는 『이라크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우리를 모두 쫓아내려고 한다』며 『그들은 이라크가 이슬람 국가라고 말하면서 우리를 경멸하듯이 「십자군」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그리스도인들은 약 80만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3% 정도이다. 현지 그리스도인들은 지금의 상황이 계속되면 이라크 안에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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