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환자들을 돕고 호스피스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 호스피스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호스피스 병상은 일반적으로 인구 100만명 당 50병상 이상이 국제적 권고치다. 한국의 경우 2500병상이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호스피스 병상은 313개에 불과하다.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한해 6만 3000여명(2002년 통계)임을 감안하면 극소수의 환자만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환자의 집을 방문해 활동하는 가정 호스피스가 주목을 끄는 것은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더 많은 환자들이 호스피스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임종 직전 급상승하는 진료비를 절감하고 자신이 생활하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음으로써 환자가 보다 편안히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데 있다.
호스피스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교회는 이미 교회운영 의료기관이 호스피스에 관한 숙련된 경험을 갖고 있고, 병원과 교구·본당간 원활한 연계가 가능하며, 풍부한 자원봉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가정 호스피스를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실제로 강남성모병원은 2001년 시작한 본당연계 가정간호사업의 영역을 넓혀 가정 호스피스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 및 호스피스 병동에서 퇴원한 환자가 가정 호스피스 신청을 하면 병원은 호스피스 전문교육을 이수한 간호사를 가정으로 보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본당에서도 가정 호스피스팀을 만들어 전문 간호사의 활동을 돕는다.
본당 연계 가정호스피스는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고, 입원 환자수가 제한돼 있는 병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본당은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을 보살핌으로써 교회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현재 본당연계 가정간호사업을 실시하는 본당은 서울대교구 내에서만 40여 곳이다. 게다가 교회운영의료기관이 매년 일반인 대상 호스피스 교육을 통해 자원봉사자를 대거 배출해 내고 있어 본당 연계 가정 호스피스가 활성화될 여건은 충분히 만들어져 있다.
가톨릭대 홍영선 교수(한국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이사장)는 『호스피스 병상을 계속 늘려 환자를 수용하기보다는 환자가 자신이 살던 가정에서 편안히 임종할 수 있도록 돕는 가정 호스피스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이상적인 형태』라며 『호스피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가정 호스피스 활성화를 위한 교회 차원의 다각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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