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
제2부 십계명
제1장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마태 22, 37)
제1절 첫째 계명
Ⅰ. 너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흠숭하고 섬겨라
이미 말한대로 십계명은 독립된 법전이 아니고 하느님과 그 백성인 이스라엘과의 계약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첫째 계명에서 『내가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내었다』(신명5, 6)하시면서 당신의 신원을 계약의 당사자로 선언하신다. 말하자면, 우주 만물의 창조주인 내가 이 법을 선포하노라 하시는 것보다 훨씬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절대적 존재요 제일 원인이신 철학적 신으로 인식의 대상이기보다 인간이 믿고 바라고 사랑해야 할 인격신(人格神)으로서 말씀하셨다. 그래서 첫째 계명의 적극적 내용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믿음(信德)과 바람(望德)과 사랑(愛德)의 대상으로 나타난다.
믿음(신앙)
하느님께 대한 믿음안에 인간 윤리생활의 원천이 있기 때문에 바오로 사도는 「신앙의 복종」(Obsequium fidei)을 첫째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하느님께 대한 고의적인 의심이나, 계시진리에 대한 이단(Heresy)이나, 배교(Apostasy) 등을 포함한 불신죄(不信罪)가 제1계명을 거스리는 것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그 믿음을 기르고 지키며 믿음에 대립되는 모든 것을 물리쳐야 한다.
바람(희망)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구원의 진리를 계시하시고 우리를 당신께로 부르신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그분께 바라야 한다. 이러한 희망은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대한 절망은 그분의 성실하심을 거부하는 것이고, 반대로 과망(過望)하는 경우는 인간 스스로의 힘만으로 구원될 수 있다고 자만 하거나, 회개하지 않고도 하느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절망이나 과망도 첫째 계명을 거스리는 것이다.
사랑
첫째 계명은 하느님을 모든 피조물보다 또 인간 자신보다 우선적으로 사랑하기를 요구한다. 여기에는 하느님을 흠숭하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적극적으로 찬미하는 것이 포함된다.
하느님께 대한 무관심과 그분께 대한 증오심과 원망하는 것과 배은(背恩)하는 것 등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거스리는 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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