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거룩한 삶의 여정을 한 눈에 보고 묵상함과 동시에 산 이와 죽은 이가 한자리에서 만나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섰다.
원주교구는 11월 3일 정오 배론성지(주임=배은하 신부)에서 교구장 김지석 주교 주례로 「최양업 신부 조각공원」 봉헌식을 가졌다.
성지 대성당 뒤 350여평 공간에 자리한 조각공원은 원주 교구 설정 40주년(2005년)을 기념하고 시복운동이 한창 진행중인 최양업 신부의 거룩한 삶을 널리 알리고자 조성된 것이다.
조각공원은 최양업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조각품과 예수성심상, 천사상, 제대, 최양업 신부 동상 등으로 꾸며져 있다.
고(故) 탁희성 화백의 작품을 오석(烏石)에 새긴 조각은 「최신부의 유년시절」, 「조선인 최초의 신학생 선발」, 「1855년 충북 제천에 배론 신학교가 창설됨」, 「문경새재를 넘다가 식중독과 과로로 신음」, 「최양업 신부의 장례」 등 최신부의 일대기를 30개 이야기로 담고 있다. 조각품의 양 끝에는 토착화된 천사상과 서양식 천사상이 각각 서 있다. 곽종일(아우구스티노.인천 중2동본당)씨를 비롯한 20여명의 조각가가 작품 제작에 참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조각품이 최신부의 일대기를 담음과 동시에 980기의 납골을 안치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 이는 묘지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전환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 기도하는 만남의 공간을 성지에 마련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예수성심상과 야구장 펜스 모양의 조각품이 맞은 편 산 정상에 자리한 최양업 신부의 묘소를 바라보게 설계된 것도 예수 그리스도의 살핌 속에 산 자와 죽은 자의 통교가 최양업 신부와 함께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배론성지 주임 배은하 신부는 『묘지시설이 들어오는 데 따른 주민 피해가 없도록 자체규정을 만들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준비해왔다』며 『성지를 찾는 신자들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 최양업 신부의 시복 추진을 공감하는데 초점을 두고 조각공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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