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이며 서울대 명예교수인 이원순(에우세비오)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11월 12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 에메랄드홀에서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훈장」을 받았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지난 10월 2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8월 10일자로 이원순 교수에게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훈장의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훈장을 수여했다고 발표했다.
이 훈장은 기사단장에 임명되는 것으로, 「은 대십자 훈장」을 함께 수여받아 기사단장에 따른 모든 교황 특전을 누릴 권한까지 부여받게 된다.
이날 수여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한국교회사연구소 재단이사장 염수정 주교를 비롯해 한국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 최석우 신부 등 연구소 관계자들과 내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진석 대주교는 축사에서 『이원순 교수는 최석우 신부에게 한국교회사연구소 설립을 적극 권유하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해 오늘의 연구소를 있게 한 연구소의 산 증인』이라며 『신앙인이자 학자로서 교회 안팎에서 존경을 받아온, 평신도의 귀감』이라고 치하했다.
최석우 신부는 『평신도로서 최고의 훈장을 받은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교회사 연구의 한길에 전념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원순 교수는 답사에서 『그저 맡은 바,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와 학문을 열심히 한 것 뿐인데 이렇게 큰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하느님께서 건강을 허락해주셔서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1926년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태어나 1948년 성신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교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소신학교였던 성신고등학교에 재직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학생들을 피난 보내고 학교를 지키기 위해 고초를 겪은 바 있는 이교수는 경남 밀양에 소신학교를 개교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교수는 또 1964년부터 가톨릭교리신학원과 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비롯해 수원과 광주가톨릭대 등에서 사제 양성에 기여하고, 평신도로서 평생을 한국교회사 연구에 헌신하면서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설립과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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