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드르륵~』 『자매님, 이 나무 좀 잡아주세요』
드릴을 잡은 한 여성신자의 손이 예사롭지 않다. 숙련된 기술자처럼 자재 여기저기에 못을 박아나가자 어느새 한개의 책상이 완성돼 나간다.
30~60대까지 의사와 교수, 공무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연령층과 구성원으로 이뤄진 마산교구 삼천포본당(주임=남영철 신부) 공방 모임. 시어머니와 며느리부터 부부 등 다른 모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구성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공방 모임은 신자들에게 노동의 신성함을 일깨우고 건전한 취미생활을 도와주어 공동체내의 친교와 그리스도교적 공동체 구현을 취지로 지난 3월 처음 시작됐다. 시작 당시 소수에 불과하던 회원이 올 9월 본격 활동할 시기에는 22명으로 증가했다.
특이한 것은 주임신부의 권유가 아니라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요청을 해서 이뤄졌다는 점.
남영철 주임 신부는 오랫동안 목수일, 미장일도 마다않고 부임 본당마다 신자들의 휴식공간 마련과 성당내부 수리, 성당 지붕 도색 등을 직접 도맡아왔다. 이곳에서도 성당 한켠에 작업 공간을 마련해놓고 활동하던 것을 오랫동안 지켜보던 몇몇 신자들이 주임 신부에게 지도를 요청한 것이 이 모임의 시초가됐다.
현재 회원들은 매달 4차례 정기모임을 가지며 공방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은 작업에 있어 핵심기술인 제단을 방장인 남신부가 담당하고 있지만 서툴기만하던 회원들의 기술도 나날이 발전해 의자, 책장, 심지어 침대까지도 만들 정도로 성과를 거두었다.
실제로 한 여성 회원은 그동안 침대 2개와 책상, 책장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완성하기도 했다.
특히 자재도 여러 곳의 견적을 받아 가장 저렴하게 들여오고 제단을 주임신부가 직접 맡고 있는 관계로 다른 공방보다 많게는 4~5배정도 저렴하게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남신부는 『신자들이 이 모임을 통해 자발적으로 성당을 자주 찾게되고 공동체안에서 새로운 즐거움과 취미생활을 갖게됐다』면서 『앞으로 공동체 회원들간의 친교와 화합을 강화해나가면서 자발적인 활동을 이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공방은 성당내 회의실 탁자 교체 등 활동을 통해 본당 봉사에도 앞장서는 한편,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비품들을 필요로하는 어려운 가정이나 시설 등지에도 적극 보급해나갈 계획이다.
회원인 조용범(사도요한)씨는 『그전엔 이러한 작업을 우리가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봤는데 요즘 이 모임을 통해 삶의 새로운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회원들간에 자연스럽게 친교를 나누어서 즐겁고, 이렇게 모여진 결집된 힘을 앞으로 본당 발전과 이웃 사랑 전파에 쏟아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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