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무너져가는 우리나라 가정

가정을 위한 교서 제2장에서는 한국 사회 안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가정해체 현상을 밝히고 각 사안의 원인과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혼인에 대한 인식변화와 심각한 자녀교육문제, 아버지의 가정 내 역할 위축, 맞벌이 가족, 인구의 고령화와 노인층의 외로움, 날로 늘어가는 가정폭력을 비롯해 동성애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교회 내 시각 뿐 아니라 대사회적, 가정의학적인 자료와 정부의 통계 등을 바탕으로 해 객관성을 더욱 살렸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올바로 파악할 때 지역교회의 실제적인 복음화 방향성과 대안이 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교서에서는 『최근 혼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독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혼전 동거 경험자의 이혼율이 비경험자의 이혼율보다 높다는 조사결과를 예로 들어 혼전 동거를 이혼 예방의 한 방법으로 제시하는 의견에 쐐기를 박고 있다.

특히 이혼으로 인한 가정해체의 최대 피해자는 「자녀」이며 이들의 비정상적인 성장과정의 결과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핵가족에서는 아이에게 영향을 줄 만한 어른이 부모밖에 없으므로 부모의 자녀교육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교육을 주로 외부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자녀 인성에 심각한 결함을 초래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공부를 명분으로 가정 밖에서 방황하고 있는 「부모 있는 고아」들인 셈이다.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위해 자녀를 낳지 않거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현실적 이유로 자녀를 선택적으로 낳는 경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오늘날 고도의 대중소비사회로 진행하면서 생계를 책임지는 것이 가장 혼자만의 역할로는 불가능하게 됐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양육과 교육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된다고 지적한다.

여성들의 노동환경도 큰 변화가 없어 여성들은 상당수가 저임금, 미숙련의 불안정한 직종에 편중돼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 여성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절박한 생계유지 수단으로 취업해 심각한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노령화 현상에 대해서는 사회경제 노동력 수급 불균형, 노령 인구 증가에 따른 젊은 세대의 사회경제적 복지비용 부담 증가 문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 생활고와 극심한 소외감으로 인한 노인들의 자살 증가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시한다.

뿌리깊은 가정파괴 현상의 하나로 드러나는 가정폭력은 『각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며 범죄로 취급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서는 동성애 행위는 인간이 남성과 여성으로 창조되고 혼인을 통해 부부가 한몸이 된다는 성격에 위배된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교서에서는 『이러한 가정위기와 해체 현상 저변에는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최고 목표로 삼아온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인구정책은 윤리도덕의 약화를 가져왔고, 이로써 부각된 개인주의와 쾌락주의는 가정교육 부재 현상 속에서 생명경시와 이혼 등 각종 병리현상을 낳고 있다. 그리고 그 첫 피해자는 가정이 되고, 상처받은 가정으로 인해 사회에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