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는 하느님의 대변인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이자 구세주를 맞이 할 준비를 시킨 세레자 요한의 이야기가 오늘 복음의 주요 내용입니다.
예언자란 하느님의 대변인으로서 그 시대의 민중과 지도층의 신앙과 도덕을 하느님의 눈으로 올바로 진단하여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잘못을 지적해 주며 힘없고 상처받고 고통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과 희망을 줌으로써 암울한 세상에서 횃불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소외 당한 이들에게는 환영을 받지만 불의와 부정과 독재를 일삼는 지도층 인사들에게는 예언자가 눈에 박힌 가시처럼 여겨졌던 것입니다.
항상 고독하고 박해받아
왜냐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거침없이 외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예언자들은 항상 고독했고 박해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예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은 하느님께로부터 사명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언자 예레미아의 예를 들겠습니다. 야훼께서는 예레미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를 점지해 주기 전에 나는 너를 뽑아 세웠다. 네가 세상에 떨어지기 전에 나는 너를 만방에 내 말을 전할 나의 예언자로 삼았다.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야 하고, 무슨 말을 시키든지 하여야 한다. 사람을 두려워 하지 말라. 내가 늘 옆에 있어 위험할 때면 건져 주리라. 나는 이렇게 나의 말을 너의 입에 담아 준다. 보아라! 나는 오늘 세계 만방을 너의 손에 맡긴다. 뽑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고 헐어 버리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고, 심기도 하여라』
예레미아의 예언자 생활은 정말 고난의 일생이었습니다. 엘리아의 생애 역시 그랬고 모세 역시 그랬고 요한 역시 헤로데왕의 잘못을 지적했다가 옥에 갇히고 참수를 당했습니다.
대표적인 예언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어떠하셨습니까? 공생활 삼년 내내 지도층 인사들과 갈등을 겪으시다가 마침내는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종교적으로 가장 큰 죄와 가이사르 황제를 거역하여 유다인의 왕이 되었다는 정치적으로 가장 큰 역적 죄를 뒤집어 쓰시고 십자가에 처형되시지 않았습니까?
예언자 노릇을 한다는 것은 그토록 고독하고 힘든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구약의 요나는 예언자가 되기 싫어 하느님을 피해 도망치다가 하느님께 몹시 얻어 맞고서야 어쩔 수 없이 니느웨에 가서 예언자의 사명을 수행했겠습니까?
어두운 세상에 횃불역할
과거 우리 민족이 군사 독재 치하에서 자유와 인권과 희망을 유린 당한 암울한 시절에 온갖 수난을 무릅쓰고 독재자의 불의를 고발하고 억눌린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려고 어두운 세상에서 횃불 역할을 했던 정의구현 사제단 역시 예언자적인 행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 국민의 어머니로 불리는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는 가난하고 노쇠한 여자의 몸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버림 받고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베품으로써 그들이 감사와 기쁨과 평화와 희망을 누리게 하였습니다. 그의 생활모습과 말씀과 풍겨 나오는 그리스도의 향기야말로 예언자의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메시아 시대 도래
감옥에 갇힌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하고 묻게 하였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걷고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 진다』고 대답하심으로써 메시아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알려주셨다. 또 당신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당신 제자들에게 당신의 사명과 권한을 주고 파견하시어 당신과 같은 일을 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도 세례를 받을 때에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봉사직 뿐만 아니라 예언직에도 불림을 받았기에 하느님의 사람답게 예언자의 사명을 다합시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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