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 이국땅에서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들의 마음은 가족과의 「생이별」이라는 현실만큼이나 차갑고 싸늘하다. 타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서러움은 바로 육체적인 고통, 질병이다. 그러나 무료 진료로 이들의 맘을 녹여주는 곳이 있어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한다.
대전 대화동성당(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16-210) 3층 교리실. 매월 첫째, 셋째 주일 오후 3시부터 세시간 남짓 계속되는 대전 가톨릭의사회(회장=고효진)의 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 현장이다.
무료 진료소는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찾던 의사회가 대전교구 병원사목 담당 임상교 신부의 지도로 9월 5일 처음 개설했다. 대화동성당에 진료실을 마련한 것은 이곳에서 오후 4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영어미사가 봉헌되기 때문.
영어미사를 전후로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화동성당에서 무료 진료를 받기도 하고 친교를 나누기도 한다. 미사후엔 대전교구 외국인사목센터 「모이세」(담당=강승수 신부)가 준비한 다과를 즐기며 타향살이의 애환을 달랜다.
가톨릭의사회의 무료 진료엔 2명의 전문의와 간호사회 소속 간호사 2명, 대전지역 의과대학 가톨릭학생회 회원들이 함께 한다. 과목은 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이 대부분.
고효진(마르코.대전성모병원 정신과) 회장은 『아직은 시작단계라 진료과목이나 장비 등이 많이 부족하다』며 『내년부터는 진료 과목을 더욱 늘리고 검사장비도 보완해서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원이 운영하는 병.의원이나 응급의료센터와 연계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룩스회」 등 기존의 봉사 단체와도 협력, 외국인 노동자뿐 아니라 저소득층 주민들과 무의촌 진료 등 활동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는 늘 고민거리다. 의사회의 회비로 약값 등 대부분 경비를 충당하는 형편. 그나마 소식을 접한 몇몇 후원자들이 도움을 줬지만 제대로 무료 진료를 펼치기엔 어려움이 많다.
대전교구 병원사목 담당 임상교 신부는 『미약하게 시작하지만 한걸음 한걸음씩 꿋꿋하게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저희의 작은 움직임이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도와 도움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연락 및 도움주실분=(042)628-9047 임상교 신부, (042)936-2666 대전 모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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