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좀 더 주세요』
『짬뽕 국물 정말 맛있습니다』
조용하던 중국식당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이것 저것 요구하는 것도 많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김석이-장성여(수산나.제주 광양본당) 부부의 손길이 쉴 새가 없다. 분주한 마음이지만 부부의 얼굴은 여느때 보다 환하다. 정성들여 만든 음식이 장애우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생각에 그저 즐겁다.
부부가 매월 두 번째 토요일마다 제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전담=이대원 신부)가 운영하는 가롤로의 집 장애우들에게 점심을 제공한지 6년째.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나눔이라도 선사하고자 시작한 일이 이젠 거를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
『장애우들이 너무 좋아해요. 비싼 요리를 대접하고 싶지만…』
부부는 『잘해드리는 것도 없는데…. 외식하기 쉽지 않은 장애우들이기에 아마 기쁨이 더 큰 것 같다』고 겸손해 한다.
이러한 장애우들과의 나눔 실천을 돕는 또 다른 봉사자도 있다. 장성여씨가 활동하고 있는 광양본당 자비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김영심) 단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 부부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면 단원들이 그릇을 나른다.
부부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의 협조가 없으면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이라고 고마워한다.
익숙한 솜씨로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대접하고 과일, 음료수, 커피 등을 후식으로 내놓을 때 쯤이면 단원들과 장애우들이 본격적으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6년여 만나다보니 그간 쌓인 정도 녹녹치는 않다. 2시간 넘게 머물며 이야기 꽃을 피우던 장애우들이 돌아가면 마지막 남은 일은 설거지. 이로써 이날 행사는 마무리된다.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부부가 제주도에 온 것은 1978년. 식당 종업원을 하며 열심히 일해 중국식당도 마련했다. 생활이 안정되자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부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제주시 외도동에 있는 보육시설에 자장면을 제공하는 일이었다.
중화 요리 만드는 사람들끼리 친목회를 만들어 시작한 이 일이 나눔의 실마리가 됐다. 이어 작은예수회에서 운영하던 복지시설 장애우들을 찾아 가게 되고, 올 2월 장애우들이 가롤로의 집으로 이사 오자 아예 자신들의 식당인 「금보성」으로 초청하게 됐다고 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넘치는 김석이-장성여 부부.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이들 가정에 곧 탄생하실 아기예수님 사랑이 언제나 충만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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