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산병원 6층 소아암병동. 이제 갓 한 살인 혜인(세라피나)이는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앓고 있다. 생소한 이 병은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기 바로 전 단계의 혈액암이다. 몸 속 혈구 감소로 감염, 출혈 및 빈혈 증상이 나타나고 골수이식으로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은 백혈병과 같다. 그러나 백혈병으로 진행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점에서 백혈병보다 더 위험한 병이다.
40도의 고열 증상이 혜인이에게 나타난 것은 올 6월. 열 군데 이상의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골수이형성증후군 판정을 받은 것은 올 11월이 다 되어서였다. 담당의사도 완치를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올해 다섯 살인 혜인이 언니가 혜인이와 골수조직이 일치한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골수이식을 받아도 생존율은 40%. 다섯 살 언니도 고통을 겪어야 하지만 엄마 송재순(막달레나?29?군종교구 요셉성당)씨는 실낱같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골수이식 전 받는 항암치료가 한 살 혜인이에게는 너무나 버겁다. 너무 강한 항암제를 쓰다보니 혜인이는 장출혈에 폐렴, 고열, 설사, 호흡곤란 증세를 반복하고 있다. 산소호흡기를 꽂고 매번 수혈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세 차례 더 항암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데 혜인이가 이겨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나날이 불어나는 치료비와 골수이식에 들어갈 수술비도 걱정이다. 직업군인인 아빠 김태욱(요셉·31)씨의 월급으로는 입원비도 감당할 수 없다. 변변한 집 한 채 없이 군 관사에서 지내는 혜인이 가족에게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너무 큰 짐이다. 게다가 골수이형성증후군은 백혈병과 달리 보험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백혈병이 아니기 때문에 백혈병 돕기 관련 단체들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 벌써 부채만 3000여만원. 앞으로 5000여만원이 넘는 이식비용과 치료비는 어떻게 부담해야 할 지 혜인이의 부모는 막막하다.
『아빠가 초인종 누르면 언니보다 더 먼저 달려가 아빠에게 안기던 우리 혜인이의 모습을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혜인이가 웃는 모습을 보니 오늘은 기분이 무지 좋다』면서도 엄마 송재숙씨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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