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미사곡」을 판소리로 선보이는 무대가 마련됐다.
12월 11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는 미사곡을 판소리 음계에 얹어 부르는 왕기철의 「미사 판소리」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전례음악을 전통판소리와 접목한 첫 시도일 뿐 아니라 서양 종교음악과의 조화를 통해 판소리를 세계무대에 선보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관심을 모았다. 판소리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중견 명창 왕기철씨의 소리로 선보인 「미사 판소리」는 미사통상문을 판소리 장단에 맞춘 곡을 비롯해 작곡가 이상균씨가 관현악용으로 편곡한 「자비송」 「대영광송」 「거룩하시도다」 등이다.
각 곡마다 판소리의 7개 기본장단을 포함해 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등 우리 장단을 다양하게 응용돼 눈길을 끌었다. 「거룩하시도다」 「대영광송」에서는 장엄한 분위기와 함께 환호의 흥겨움을 주기 위해 중중모리 장단을 활용하는 식이다.
국악 관현악 반주에서는 엄숙한 느낌을 주기 위해 아쟁 대신 콘트라베이스 연주로 대체했고, 양악·국악 코러스도 가세했다.
특히 곡마다 판소리 특유의 꺽이고 꾸밈이 심한 시김새를 최대한 줄여 일반인들도 부담감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기씨는 『판소리도 미사곡과 마찬가지로 제의적인 형식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며 『「미사판소리」가 아프리카의 전통음악으로 미사곡을 연주한 「미사 루바(Missa Luba)」나 남미의 「미사 크리올라(Misa Criolla)」처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사 판소리」는 앞으로 합창 부분 등을 보완해 교회 내에서도 공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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