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과 평화 증진에 앞장서자”
악에 굴복않고 선으로 이겨내야
테러와 폭력, 받아들일 수 없는 악
사랑의 성사로 친교 원천 발견하길
저는 이번 2005년 세계 평화의 날 주제로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바오로 성인의 말씀, 『악에게 굴복하지 말고 선으로써 악을 이겨내십시오』(12, 21)라는 말씀을 골랐습니다.
위대한 바오로 사도는 평화는 선으로 악을 물리칠 때에만 얻을 수 있는 힘들고 기나긴 싸움의 성과라는 근본적인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유일한 길은 바오로 성인이 말씀하셨듯이 『악을 미워하고 꾸준히 선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로마 12, 9 참조).
오늘날의 세계 상황을 살펴보면, 사회 혼란에서 무질서와 전쟁에 이르기까지, 불의에서 폭력과 살인 행위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사회적으로 갖가지 형태의 악이 만연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랑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곳에서는 이미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땅 팔레스타인의 위태로운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세계를 두려움과 고통의 미래로 내몰고 있는 듯한 우려스러운 테러 폭력 현상은 또 어떻습니까?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불확실과 불안의 비극적인 상황을 야기한 이라크의 비극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화라는 선을 얻으려면, 폭력은 받아들일 수 없는 악이며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인식하여야 합니다.
교회가 선포하고 증진하는 완전한 형제애에 대한 지지를 통하여 양심을 형성하고 젊은 세대에게 선을 가르치려는 크나큰 노력이 요구됩니다.
선으로 악을 이겨냄으로써 평화를 증진하려면 공동선과 그것이 사회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모든 차원에서 공동선을 증진할 때, 평화도 증진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인류의 참된 공동선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분명하게 깨우쳐 주셨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는 그리스도를 향하여 나아가며 그분 안에서 정점에 이릅니다. 모든 인간적 실재는 그리스도 덕분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하느님 안에서 완성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비극적 상황에 직면하여, 그리스도인들은 겸손한 신뢰의 마음으로, 개인과 민족들이 악을 이기고 선을 이루게 하실 수 있는 분은 오로지 하느님뿐이시라고 고백합니다.
악은 승리하지 못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리스도인들은 정의와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지탱해 주는 불굴의 희망을 키웁니다. 개인적 사회적인 죄가 모든 인간 활동에 물들어 있지만, 희망은 정의와 평화에 대한 노력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할 수 있다는 굳은 확신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성체성사에 바쳐진 올 한해 동안, 교회의 자녀들이 지존한 사랑의 성사 안에서 구세주 예수님과 또 그분 안에서 온 인류와 이루는 모든 친교의 원천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성찬례 거행 때마다 성사적으로 재현되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는 악에서 구원되어 선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새 생명을 통하여 우리는 언어와 국적과 문화는 달라도 서로 형제자매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눔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가족」이며, 다 함께 정의와 자유 그리고 평화의 가치들을 토대로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각자 효과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티칸에서,
2004년 12월 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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