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에게 짐이 돼선 안되는데…” 한숨만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두 딸 모두 장애인
『엄마, 엄마 눈 좀 떠봐요. 정신 좀 차려봐요』
큰 딸 봉희자(유스티나.44)씨가 애타게 엄마를 불러 본다. 자꾸만 잠만 자는 엄마가 왠지 눈을 뜨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성 빈센트병원에서 뇌지주막 출혈로 투병 중인 심정희(예비신자.70)씨. 지난해 10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주민이 발견, 병원 응급실로 옮겼으나 뇌지주막 출혈로 판정을 받고 대수술을 했다. 다행히 큰 고비는 넘겼으나 현재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심씨는 경기도 용인시 남산면에 위치한 조립식 콘테이너 하우스에서 혼자 살고 있다. 심씨는 2년전 의지하고 지내던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후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20여만원의 국가보조금으로 살아왔다.
슬하에 있는 두 딸 형편도 심씨와 다르지 않다. 큰 딸 봉희자씨는 결혼을 앞두고 남편이 사고로 사망해 춘천의 한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의 집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7년전 교통사고로 5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으며 10여년전에는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까지 받았다. 지금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50만원의 생활비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으나 지금까지 진 빚만도 2000여만원이 넘는다. 둘째 딸 봉옥녀씨 역시 한 쪽 팔목이 잘려나간 지체장애 3급. 큰아들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남편이 경비원으로 생활하며 대출받은 돈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힘겨운 삶을 꾸려가고 있는 두 딸에게 짐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하늘만 쳐다보는 심씨. 심씨는 병이 호전되어 지난해 12월 일반병실로 옮겨 한숨을 돌렸으나 감당하기엔 너무 커져버린 진료비에 걱정이 태산이다.
병들고 고통중에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해놓았다는 봉희자씨. 『저희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과 사랑을 받고 살아와 괜찮지만 병중에 있는 어머니가 얼른 회복됐으면 좋겠어요』
두딸은 어머니 걱정에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잇지 못했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118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5-01-01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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