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부분을 교화
병원 고아원 설립도
1) 규슈(九州)지방의 기리시탄 다이묘(영주) 중 모범을 보인 대표 인물로 1563년 영내에 무역항을 개항하고 일본 최초의 기리시탄 영주가 되어 주민 거의 모두를 기리시탄으로 교화시켰으며, 1580년에 나가사키(長崎)를 교회령으로 예수회에 기증한 오오무라 스미타다(大村純忠 바르톨로메오)가 있다.
1580년에 극동순찰사 발리그나노(A.Valignano)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은 아리마 하루노부(有馬晴信 프로타시오)는 영내의 사원 전부를 파괴하고 각지에 교회를 세웠다. 그는 장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선교사 추방령을 발하자, 예수회 선교사들을 받아들여 보호하고 교회의 제 교육기관을 영내에 유입하여 박해 중에도 기리시탄 포교의 중심적인 장소로 만들었다.
붕고(豊後)의 영주 오오토모 소우린(大友宗麟 프란치스코)은 영내에 병원과 고아원을 개설하여 일본 최초로 예수회의 복지사업을 성공시켰다. 1588년 로마 교황청은 후나이(府內)교회를 일본 사교구(司敎區)로 설정하게 되었다. 만년에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흔들림 없는 깊은 신앙뿐」이었다고 발리그나노 신부는 술회하고 있다. 그의 딸 중에는 순교하거나 미야코(都)의 동정녀로서 마닐라로 추방당한 자도 있고, 손녀의 묘가 기리시탄 신사(神社)가 된 것도 있다.
2) 교토 중심의 기리시탄 영주 출현은 규슈와 달리 무역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그리스도교와 불교와의 종론(宗論)으로 논파되어 수용하게 되고, 이를 믿는 자의 인격과 감동에 의해서 전교가 됐다. 일본의 근대적 종교가로 불리는 다카야마 우콘(高山右近 유스토)은 전국 말기의 무사로서 인간성의 존중과 신앙을 위해 지위와 명예, 부귀를 잃을지라도 하느님과 인간애를 지고의 가치로 추구한 신앙인이었다. 그는 일본 교회사에서 근대적 종교가로 빛나는 별과 같은 존재였다. 1614년의 금교령으로 마닐라로 추방되어 1615년 선종하게 된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아우구스티노)는 「히데요시(秀吉)의 해군의 사령관」, 「아우구스티노 전(殿)」, 「셋쯔노 전하」로 불렸으며 일본 기리시탄 제1의 후원자였다. 조선에 출병한 병사들을 위하여 세스피데스 신부를 초청하고, 전쟁고아가 된 조선 어린이들을 대마도 영주 부인인 딸 마리아에게 보내 돌보게 하였다. 그 중에는 다음에 소개할 오타 쥴리아(大田 Julia)와 예수회원이 된 카운 빈센트가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의 전투에서 패하여 최후를 맞게 되었을 때 불승이 다가와 그의 머리위에 경전을 놓으려 하자 『여기서 물러가라. 나는 기리시탄이니까 시먹은 짓 하지마라. 나에게는 필요가 없다』하면서 묵주와 성상의 패를 쥐고 하늘을 우러러 예수 마리아의 이름을 부르며 태연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내밀었다. 때는 1600년 11월 6일 할복자살을 거절하고 참수를 받았다. 뒤에 이에야스는 한번 맺은 군신과 붕우관계나 종교를 배반하지 않은 유키나가를 칭송했다 한다.
당시의 영주는 지도자이고 권력자이며 지배자이기 때문에 영민(領民)에게 가장 영향력이 컸다. 예수회가 권력자와 지식인, 문화인 개종을 제1로 삼은 것도 이것을 이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전도를 꾀하기 위함이었다. 모범적인 기리시탄 영주들은 영내를 기리시탄화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어, 나가사키가 일본의 「소 로마」로 불릴정도로 기리시탄 중심지로 만들었다.
박양자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관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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