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장군은 포교허락 천황은 추방 되풀이
1) 장군에 의한 포교 허가
『미야코(都)에서 받아들여지는 자는 먼 지방에서도 존중되고, 거기서 평가받지 못하는 자는 다른 데서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술회하면서 토르레스(C.Torres) 신부는 연력사(延曆寺)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1559년 11월에 미야코에서 포교를 다시 시작하였다.
1560년 1월 토르레스 신부와 일본인 맹인 로렌조 수사는 아시카가(足利) 막부의 장군 아시카가 요시데루(足利義輝)를 알현, 교토(京都=都) 거주와 포교 허가장을 받고 대단히 기뻐하였다. 하비에르 신부의 꿈이 10년만에 이루어졌다. 교토 포교 허가는 일본의 왕이 아닌 막부(幕府=장군정치)의 장군으로부터 처음 나왔다.
2) 천황에 의한 추방령
1565년 5월 장군 아시카가 요시테루(足利義輝)가 암살당하자 조정의 반 기리시탄 세력은 천황의 외척과 손을 잡고 7월 5일 제1차 천황의 선교사 추방령을 내렸다. 천황 오기마치(正親町)의 윤지에 의해 장군의 포교 허가는 무산되어 버렸던 것이다. 막부체제에서도 천황의 권위는 살아있었으며 공식적인 추방령이 처음 천황으로부터 내려졌던 것이다. 이리하여 5년6개월 만에 선교사들은 교토로부터 다시 쫓겨났다.
3) 장군의 허가와 천황의 추방령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가 긴키(近畿) 지방을 제압하고 1568년 9월 아시카가 요시아키(足利義昭)를 장군으로 옹위해서 교토에 들어갔다. 사카이(堺)에 있던 루이스 프로이스(L. Frois)는 노부나가와 요시아키의 알현에 성공하여 1569년 4월 8일 선교사의 교토 거주와 보호를 약속하는 노부나가의 윤허장 「선교사의 교토 거주와 부역 면제, 활동의 보증, 방해자에 대한 처벌」을 받았다.
이어 장군 요시아키의 제찰(制札)도 내려졌다. 이리하여 재차 교토에서의 선교사 주거와 포교가 허락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노부나가 부재중에 오기마치(正親町) 천황의 제2차 선교사 추방령이 4월 25일 내려졌다. 천황은 어디까지나 그리스도교 포교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 요시아키 장군은 교토 주거 및 추방의 권한은 천황이 아니라 장군에게 속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였고, 당시 실력자 노부나가는 『모든 것은 나의 권력 하에 있다』라고 말할만큼 천황도 장군도 걱정할 것이 없었다. 당시 실질적인 강력한 권한은 오다 노부나가에게 있었음과 동시에 권력의 투쟁과 이동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1573년 무로마치(室町) 막부가 밀려나고, 천황의 윤지에 의한 선교사 추방과 조정내의 반 기리시탄 세력이 존재한 채, 오다 노부나가 장군의 보호와 원조를 받고 기리시탄 포교는 진전을 보았다. 하비에르 신부가 가고시마에 상륙한 그날을 기념하여 1575년 8월 15일 「성모승천기념성당」 헌당식을 거행하였다. 교토 사람들은 이 성당을 「난반지」(南蠻寺 포르투갈 선교사가 지은 성당) 또는 「기리시탄사(寺)」로 불렀다.
1580년에 예수회는 교토의 아즈치(安土)에 소신학교와 수도원을 지어 거주와 포교에 확실한 보호를 얻었다. 그러나 1582년 6월 노부나가는 가신의 배반으로 본능사(本能寺)에서 변을 당하여 한 줌의 재로 사라지고 소신학교와 수도원은 불타버렸다.
박양자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관 학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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