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5,13~16
“빛의 자녀로 맡겨진 사명 수행하자”
예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소금과 빛의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금과 빛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소금
1. 정화 의식
옛날 희생제에서는 제물에 모두 소금을 쳐야 했다(레위 2, 13; 에제 43, 24).
이것은 「하느님의 음식」(레위 21, 6. 8. 17. 22)에 간을 맞추는 것을 의미하는지, 「하느님의 계약의 소금」(레위 2, 13)을 재확인하는 예절을 의미하는지, 즉 계약의 지속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향의 경우에 있어서 처럼(출애 30, 35) 소금은 정화의 기능을 갖는 것 같다.
엘리사가 소금을 뿌려서 「나쁜 물」을 좋은 물로 변화시킨 것은 그 한 가지 예이다(2열왕 2, 19~22).
그리고 갓난 아기를 소금으로 문지르는 관습은(에제 16, 4) 위생상의 관심에서라기 보다는 악마를 쫓는 의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소금의 정화 작용은 『누구나 다 불소금에 절여질 것이다』(마르 9, 49)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관련된다.
왜냐하면 불은 단련하고 정화하기 때문이다(1고린 3, 13).
2. 맛과 지속성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루가 14, 34; 마르 9, 50)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선 「계약의 소금」과 관련시켜 설명할 수가 있겠다. 즉 이 말은 주님과의 계약이 한번 깨어지면 그 계약을 다시 맺을 수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마태오의 해석에 따르면 신앙인은 「땅의 소금」(마태 5, 13)이어야 하는데, 이것은 신앙인이 하느님과의 계약을 통해서 인간의 세계를 부패로부터 방지하고, 이것에 맛을 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자는 아무 것에도 쓸모가 없어지고, 제자들은 당연히 밖에 버려질 수 밖에 없다(루가 14, 35).
그리고 『소금은 좋은 것이다….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라』(마르 9, 50)라는 구절은 바울로에게서 그 주석을 찾아볼 수 있다. 즉 『여러분은 언제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 친절한 말을 사용하고, 묻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적절한 대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골로 4, 6).
빛
1.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
예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9, 5)라고 선언하신다. 다른 곳에서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라오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8, 12).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를 믿는 사람은 어둠속에서 살지않을 것이다』(요한 12, 46)라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이 세상을 비추는 것은 그 자신 속에 빛의 근원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다. 즉 그 분은 하느님의 말씀 그 자체 이시며, 인간의 생명과 빛이시며,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시는 참된 빛이시다(요한 1, 4. 9).
따라서 그 분의 주위에서 전개되는 드라마는 빛과 어둠의 대결에 지나지 않는다. 예수께서 체포되실 때에, 『이제는 너희의 때가 되었고, 암흑이 판을 치는 때가 왔구나』(루가 22, 53)라고 선언하신다.
2. 빛의 자녀들
빛의 자녀다운 생활을 예수께서는 이미 강조하셨다(요한 12, 35~36).
인간은 몸의 등불인 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과 같이, 마음의 빛을 흐리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마태 6, 22; 루가 11, 34~36).
바울로도 같은 사실을 자주 권고 하고 있다. 주님의 날이 갑자기 들이 닥치지 않도록(1데살 5, 4~8), 빛의 갑옷을 입고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려야 한다(로마 13, 12~13). 사람이 어둠속에 있는지, 또는 빛속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형제에 대한 사랑이다(1요한 2, 8~11).
형제적 사랑을 실행하고 참된 빛의 자녀로서 생활하는 사람은, 자기 안에 있는 하느님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춘다.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도 세상의 빛이 되어(마태 5, 14~16), 그리스도께로부터 맡겨진 사명에 응답하는 것이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상담〉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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