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구돌에 피어난 신앙의 꽃이여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 전국서 1시간반
성지로고 제작 등 순례자맞이 변화 분주
갈매못에서 순교한 황석두 루가(1811~1866) 성인의 고향이며, 최양업 신부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곳, 연풍.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앙 선조들에게 천혜의 은거처가 되었던 이곳 연풍성지(담당=오동영 신부, 청주교구 관할)가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으로 충청권의 대표 성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연장 개통된 중부내륙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구미~김천 구간)에서 충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70분대로 단축시켰다. 연풍까지는 50분이면 충분하다.
지난 2003년 말 여주~충주간 고속도로가 일차로 개통된데 이어 이번에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됨으로써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모두 1시간 반이면 순례할 수 있는 「가까운」 성지가 됐다. 예전에 비하면 거의 두배 이상 가까워진 셈이다. 그래서인지 순례자들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경우 한해 순례자가 군(郡) 공식집계로 2만4000명에 이른다. 비공식적으로는 3만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최양업 신부는 1849년부터 12년간 문경새재를 넘나들며 이 지역에 신앙을 전파하다 진안리(연풍서 차로 5분) 한 주막에서 은혜로운 삶을 마쳤다. 험준하면서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은 새재는 최신부에게 더할나위 없는 은신처였으리라.
1813년(순조 13) 연풍현 병방리에서 태어난 황석두 루가 성인은 과거길에서 회심한 뒤 3년간 벙어리 행세를 하며 가족들을 신앙으로 이끌었고, 다블뤼 안주교를 도와 성서와 교리서 번역, 사전편찬 등 문서선교에 혼신을 다하다 1866년 병인박해때 다블뤼 안주교 등과 함께 갈매못에서 참수 순교했다. 1968년 시복후 1979년 평해 황씨 문중산에 묻혀있던 성인의 유해를 확인하고 1982년 연풍성지로 이장했다.
병인박해 당시 신자들의 목에 밧줄 올가미를 씌우고 돌구멍에 머리를 넣게 한 다음 반대편에서 밧줄을 잡아당겨 죽이던 형구돌, 성지 중앙 치명터에 세워진 대형 십자가와 병인박해 당시 내포지방에서 선교하다 순교한 다섯성인상, 형방건물 등 순교자들과 신앙선조들의 행적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다수 전시돼 순례자들을 맞는다.
연풍성지측도 성지알리기에 나서며 다방면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완성한 성지 로고도 그 일환. 순례자들의 휴식과 영적 쉼을 위해 인근 관광지.유적지 등과 연계한 순례 프로그램도 구상중이다.
오동영 신부는 『순례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기도할 수 있는 성당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장기적으론 펜션기능을 겸한 쉼터와 만남의 공간도 만들고 성지 정지작업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신부는 그러나 『교구나 성지의 형편상 신자분들과 순례자들의 관심과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서 『소중한 신앙유산이며 은총의 장소인 성지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문의=(043)833-5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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