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걸고 일하는 이에게 작은 도움되고 싶습니다
60여명 라식수술, 성직·수도자 무료진료
『저는 환자 진료를 하면서 제 목숨을 담보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관이나 소방관들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경북 경주의 한 안과의사가 경찰관과 소방관들을 위해 무료로 라식(시력교정) 수술을 해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 경주시 성동동에 위치한 성모안과 김형일(루가.44.황성본당) 원장. 김원장은 2002년 겨울, 산불 진압을 하는 과정에 눈이 다쳐 병원을 찾아 온 한 소방관을 치료해 주면서 이들을 향한 사랑의 진료가 시작됐다.
『소방관들은 고열과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방독면을 써야 함에도 시력이 좋지 않아 그냥 안경 낀 맨 얼굴로 화재진압을 하기 일쑤죠. 그럴 경우 눈에 상처가 나면 치명적입니다』
그는 또 평소 지역에서 치안활동을 벌이는 경찰관들이 범인들과의 격투 과정에서 안경 때문에 눈에 큰 상처를 입게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지난해 10월부터는 경찰관에게도 무료로 시술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수술해준 소방관과 경찰관만도 무려 60여명에 이른다. 이로인해 얼마전에는 경주 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김원장은 이밖에도 병원을 찾은 성직자나 수도자들에게는 언제든지 무료로 진료해 준다. 치료비 명목으로 약간의 돈이라도 챙겨줄라치면 『대신 환자와 병원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된다』며 늘 웃음으로 넘기기 일쑤. 올해부터는 매달 두 차례 교통이 불편한 오지를 찾아 무료 방문진료도 계획하고 있다.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라식 수술비는 건당 200만원 정도. 『병원비를 안 받다 보면 돈은 어떻게 모으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원장은 『만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찢어보세요. 며칠 간은 속이 쓰리겠지만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이왕 그럴거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면 좋은 것 아니겠냐』며 오히려 되묻는다.
수술에 임하기 전에 늘 「환자를 위한 기도」를 바친다는 김형일 원장. 김원장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 뿐』이라며 『우리 주위에서 남모르게 봉사하는 성직·수도자들이나, 경찰관, 소방관들 같은 사람들에게 오히려 감사 드리며 보답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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