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17,1~9
“하느님 아들로서의 영광 드러내”
1. 변모 상황
그리스도의 변모는 복음서 속에서 그 분 생애의 결정적인 순간에, 즉 제자들에게 메시아로 인정되신 예수께서 그들에게 당신 사업이 어떻게 성취될 것인지를 계시하시는 순간에 일어났다.
여기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영광은, 수난과 죽음을 전제하는 부활의 영광이다(마태 17, 1~9; 마르 9, 2~10; 루가 9, 28~36; 마태 16, 13~28; 마르 8, 27~33; 루가 9, 18~22).
이러한 문맥을 염두에 두고 생각할 때, 변모의 장면이 그리스도의 생애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에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예수께서는 구약성서(참조 루가 24, 44~46)와 그 성서에서 말하는 메시아, 즉 「하느님의 종」과 「사람의 아들」 등에 관한 예언을 성취하시는 분으로 등장하신다.
2. 변모의 신비
예수께서는 훗날 당신 수난의 증인이 될 베드로(참조 2베드 1, 16~18), 야고보와 요한(마르 14, 33; 마태 26, 37; 참조 마르 15, 37)을 이 사건의 증인들로 선택하신다.
그리고 이 변모의 장면은, 모세와 엘리아가 「하느님의 산」(시나이-호렙, 참조 출애 19, 9; 24, 15~18; 1열왕 19, 8~18)에서 목격한 하느님의 현시를 상기시켜 준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는 하느님께서 구름과 불(신명 5, 2~5) 가운데에서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현존을 현시하실 뿐 아니라, 모세와 엘리아의 입회 아래 예수께서도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에 의해 변모하여 나타나신다.
이 빛나는 변모의 영광은 제자들에게 두려움을 일으켰고, 이 두려움은 하느님 면전에서 느끼는 종교적 경외이다(루가 1, 29~30).
그러나 이 영광은 또한 베드로에게 의미심장한 내성을 불러 일으킨다.
베드로는, 자기가 메시아라고 고백한 분(마르 8, 29)의 영광을 목격하고 기쁨을 나타낸다. 예언자들이 메시아 시대에 대하여 예언한 바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과 함께 사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광이 최후의 날의 영광은 아니다. 다만 옛날 모세의 얼굴을 빛나게 한 것처럼(출애 34, 29~30, 35), 예수님의 옷과 얼굴을 비추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 영광은 구름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선포하는 것과 같이, 가장 사랑받는 아들이신 그리스도 자신의 영광이다(루가 9, 32). 동시에 이 목소리는 예수께서 제자들 앞에서 모세와 엘리아와 더불어 나눈 대화의 내용, 즉 예루살렘을 출발점으로 하는 「탈출」(루가 9, 31)과 영광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죽음을 겪어야 한다는(참조 루가 24, 25~27) 내용의 계시를 확인해 준다.
왜냐하면 이 하느님의 목소리는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아들(루가 9, 35)의 말씀을 들으라고 명하기 때문이다.
제2의 시나이산 위에서 메아리치는 이 말씀은, 새로운 율법이 옛날에 주어진 율법에 대체된다는 것을 계시하며, 구약 성서의 세가지 예언을 상기시켜 준다.
첫째, 하느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에 관한 것이고(시편 2, 7), 둘째,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하느님의 종에 관한 것이며(이사 42, 1), 셋째,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키실 것이다. 너희는 그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신명 18, 5; 참조 요한 1, 17~18)라고 예언된 제2의 모세에 관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듣는다는 것은 사실 사람이 되신 「말씀」을 듣는 것이며, 믿는 자는 그 분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보게 된다(참조 요한 1, 14).
3. 변모사건의 목적과 결과
예수님의 변모는, 하느님의 가장 사랑하시는 아들이시며, 초월적인 분이시고, 하느님의 영광을 향유하고 계시는 분인 예수님의 위격을 계시해 준다.
그리고 또한 예수님과 그 분의 말씀이 새로운 율법임을 나타낸다.
이 변모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길을 통하시어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존엄성을 충만히 나타내 주실 영광, 즉 파스카의 사건을 미리 알려주는 전표가 된다.
제자들은 그리스도의 영광을 미리 체험함으로써, 십자가의 신비에 참여하게 될 때 힘을 얻을 것이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상담〉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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