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은 생명 박탈하는 제도적 살인”
“사형수들 아침마다 공포에 시달려”
『종신형이 재소자의 가석방 희망조차 빼앗아 더 가혹한 것 아니냐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형수들은 점심 때 치러지는 형집행 시간 때문에 매일 오전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합니다』
감형이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유인태 의원(56.열린우리당)은 사형제의 비인간성을 이렇게 성토했다.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수 생활을 경험한 바 있는 유의원은 『유영철 사건 직후 사형수들 내부에서는 여론이 악화돼 이번에 다 죽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흘렀고 이들 입장에서는 목숨만 살려주면 전부 만세를 부를 지경이었다』면서 『사형제 폐지 문제는 사형수 입장에서 봐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의원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생명권을 전제로 하고 있고, 인간의 생명은 인간실존의 근거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며 따라서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되고, 다른 가치와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없는 것』이라며 법안의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가가 범죄예방과 진압의 수단으로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국가사회의 구성원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간존재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생명의 절대적 가치를 전제로 하여 살인행위를 범죄로 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범인의 생명을 박탈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을 죽인 사람의 생명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도 유의원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존파 살인범도 집행장에 가면서 장기를 다 기증하고 천사가 돼 끌려갔다』며 『교화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날 수 있다면 그것이 세상을 위해서도 훨씬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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