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해인, 아름다운 시로 아름다운 나눔을…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아름다운 시 한구절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엮고 사랑나눔을 이어가는 훈훈한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2월 16일 경기도 광주 성분도복지관에서는 청소년들의 함성이 연신 터져나왔다. 폭발적인 인기의 주인공은 시인 이해인 수녀와 인기 아카펠라 댄스그룹 「동방신기」. 이들은 복지관 장애우 훈련생들을 격려하고 친교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작은 공연을 마련했다.
동방신기의 아카펠라와 이수녀의 시낭송 및 율동이 어우러진 무대는 일명 「동방해인」의 무대로 승화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동방해인」은 공연 전후 장애우들의 식사를 돕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따스한 격려의 말과 사인을 전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러한 이수녀와 동방신기, 장애우들의 첫 만남은 시 한구절을 통해 이뤄졌다. 고등학생 아카펠라 댄스그룹인 동방신기는 지난해 12월 발매한 크리스마스 앨범 「The Christmas Gift from 東方神起」에 이해인 수녀의 시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을 내레이션으로 실었다.
이수녀는 시를 대중가요 음반에 싣는다는 것이 내심 부담스러웠지만 평소 청소년들의 언어파괴문제 등에 대해 염려해오던터라 청소년 문화 정화에 도움이 되고자 아무조건 없이 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후 동방신기는 이수녀의 배려에 보답할 뜻을 비쳤고 이수녀의 제안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이수녀는 『동방신기의 앨범이 나가고 언어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이메일이 엄청 늘었다』며 『대중가요를 통해 청소년들 생활 속에 시가 들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동방신기는 『이수녀님의 시를 통해 평소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깊이 반성했고,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일에 더욱 힘써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오늘의 무대는 외적으론 작아보일지 모르지만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그 어느때보다 설레고 가슴벅찬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작은 시 한구절로 시작된 인연은 서로에게 감사를 전하고 기도천사로, 청소년들의 희망전도사로 더욱 활발히 활동할 뜻을 다지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기사입력일 : 200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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