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형태로 폭넓게 확산”
대체의학 기수련 요가 대중문화 형태로 현혹
사목 대처 미흡… 유혹에서 신자들 보호해야
신흥영성 운동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도 폭넓게 확산돼 있다.
신흥영성 운동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뉴 에이지 운동은 「인류의 인간성 회복과 참된 평화, 참된 행복이 실현되는 새로운 시대를 이룩하려는 범세계적인 종교운동」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에 깊이 파고들고 있으며 그 형태도 여러가지로 드러나고 있다.
특정 종교를 모방하거나 그 종교의 이름을 빌려서 활동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사이비, 또는 이단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유사종교의 형태를 띠거나 한걸음 더 나아가 신흥종교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전통의학으로 치유가 불가능한 병들을 치료하는 대체의학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기수련, 단전호흡, 요가 등의 수련운동의 형태, 신과학 운동과 대중문화의 형태 등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웰빙(Well-being)의 영향으로 신흥영성 운동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풍요로운 토양이 됐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신흥영성 운동의 피해사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명문대학을 다니는 수재가 대순진리회에서 기를 받은 후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경우. 초월명상 등 뉴에이지 서적에 빠져있던 청년이 악성 정신질환자가 된 경우도 다수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가톨릭 수도자가 기와 명상에 빠져 환속하거나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이러한 신흥영성 운동에 빠져드는가?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통해 가톨릭교회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신흥영성 운동에 현혹되는 이유는 오늘의 대중문화 속에서 인기있는 문화코드로 이미 포지셔닝(자리매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 「기수련」이, 심신수련법으로 「명상」이 인상 깊게 포지셔닝 되어 있으며, 웰빙의 일환으로 「요가」가, 첨단정보시대의 운세과학으로서 「사이버 점술」이, 흥행성 있는 대중 오락물로서 「뉴에이지」가 포지셔닝 되어 있다.
또한 기성 문화 및 종교에 대한 불만을 자극하고 반항을 부추기며 현대인의 심리적?정신적?영적 갈증을 대상으로 하여 영성상품을 공급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신흥영성 운동에 쉽게 젖어들게 된다.
이렇듯이 신흥영성 운동은 스트레스, 난치병, 공해 등에 시달리며 탈출구를 찾는 현대인의 관심사를 파고들기 때문에 침투 효과가 막강하다.
또한 동서양의 모든 여러 신비주의 운동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심리학, 의학, 음악, 스포츠, 과학, 종교, 영화나 미술, 교육 등의 밥법을 활용하여 접근해 오기에 피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신흥영성 운동이 활개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의 사목적 대처는 미흡하기만 하다. 사목자들은 신자들이 어떤 문제 때문에, 그리고 어떤 갈증 때문에 기수련을 하고, 신흥영성 운동에 빠져드는지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제 1명이 수천 명의 신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실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현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양을 강도의 위험으로부터 돌보는 것(요한 10, 10~11 참조)은 어떤 이유로도 관면 받을 수 없는 사제의 사명에 속하는 것이다.
신흥영성은 동공(洞空), 혼란, 오류를 벗어날 수 없는 과대망상적 영성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역사 이래 종교에서만은 상생과 공존의 길이 상호인정이었지 결코 혼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차동엽 신부(인천 미래사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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