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는 정신훈련 필요”
나는 지난달에 2주간 미국 아리조나주 Sun City의 NGO/NPO 활동을 돌아보고 왔다. 이곳은 주민자치도시로 공무원도 없이 주민이 주인이 되어 연합회(Home Owners Association)를 만들고 주민의 공동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 그 책임을 맡은 분들은 거의 70이 넘는 노인들이 자원봉사자로 또는 위임받은 운영위원으로 당당하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NGO하면 흔히 정치와 관련하여 투쟁운동을 일삼는 반민주운동처럼 생각하는 인식이 뿌리깊다. 그것도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경제발전이 다른 선진국과 달리 30여년간의 압축성장으로 이루어졌고 우리나라 NGO활동도 민주화운동으로 이와 유사하게 압축형 발전 모델이기 때문이다.
매일 우리 신문에 NGO활동이 오르내리지만 막상 NGO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리고 우선 부정적인 면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사실 NGO란 우리 삶 모두가 이에 속해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우리는 모두 시민이며 동시에 시민사회 안에서 어떤 형태로든 하나의 NGO활동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종교, 문화, 예술, 교육, 건강, 보건의료, 경제, 과학기술, 국제연대, 국제협력, 노동, 나눔, 농어민, 도시개혁, 토지, 주택, 복지, 빈민, 사법, 소비자, 언론, 여성, 인권, 정보통신, 주민자치, 자원봉사, 평화, 통일, 민족, 협동, 납세자운동, 지방자치, 분권, 청년, 학생, 자원, 환경 등.
그런데 NGO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쉽게 어디든지 붙이는 말이 NGO라든지 자원봉사라는 말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잘 알고 사용해야한다. 그리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비하여 우리 현실은 개인이나 단체들에 의해 어떤 집단 이기적으로 남용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에 비하여 미국의 경우는 헌신적인 자원봉사자가 매일매일 지역 공동체 삶 안에서 NGO 활동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러면 왜 NGO에 영성이 중요한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진정한 모습을 만드는 데는 제도권 밖에서 일을 해야 더 순수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운동가가 된다. 그러나 이들은 쉽게 탈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회운동이 제대로 되려면 갖추어져야 할 조건들이 맞아야 한다. 교육을 통해 전문지식과 안목을 만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활동에 따른 분명한 역할과 환경 조건이 만들어져야 하지만, 매우 연약한 상태에서, 긴 기간 같은 일에 종사하면 할수록 탈진한 모습, 지친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떻게 변화시킬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탈진이란 다른 말로 고갈이다. 속이 채워지지 않고 비어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할 일은 많고, 할 사람은 적고, 새로운 일들은 계속 쏟아지고 있으니 쉴 수 있는 여유도, 새로 보충시킬 수 있는 길도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에 대한 적은 보수와 시간의 부족은 가정생활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NGO활동가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정신훈련이 절대로 요청된다고 하겠다.
윤석인(크리스티나.가톨릭대 문화영성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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