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이 꼭 나아서 함께 집에 가고 싶어요"
두딸이 대소변 받으며 엄마 간병에 정성쏟아
수술비와 재활치료 등 엄청난 병원비 큰 짐
『엄마가 우리 딸들 봐서라도 얼른 일어나야 할 텐데』
조성숙(아다·50·의정부교구 동두천본당)씨가 병상에서 두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글썽인다. 방금 전까지도 엄마에게 농담을 건네며 웃고 떠들던 태연, 보배 두 딸도 금새 울음을 터뜨린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잔병치레 없이 건강했던 엄마. 하지만 두 딸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엄마는 이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수술 후유증으로 소리도 듣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두 딸이 없으면 제대로 생활할 수조차 없다.
가진 건 없어도 단란했던 가정.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하는 남편 국동선(54)씨의 수입으로 월 20만원 월셋방에서 살았지만 조성숙씨 가정은 남부럽지 않게 행복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어두운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몇 개월째 감기증상을 보이던 조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응급실에 실려 간 조씨의 병명은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증과 심내막염. 심장 판막에 염증이 생긴 중병이었다.
심장에 생긴 염증은 혈관을 따라 뇌에까지 이어져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이르렀다. 뇌졸중 초기 증세를 보이던 조씨는 한때 가족도 알아보지 못했다.
심장 안에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 하지만 천500만원이 넘는 수술비가 문제였다. 겨울철이라 남편은 일이 없는 상태. 조씨의 여동생이 주는 생활비 30여만 원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조씨 가족에게는 거액이었다.
남편 국씨는 수술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방학기간 내내 엄마 곁에서 대·소변을 받아내며 간병하는 두 딸을 보고 국씨는 마음을 고쳤다. 대출을 받고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어렵게 돈을 빌려 지난 1월 강남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경과는 좋아 조씨는 곧 퇴원할 예정이다.
수술을 위해 떠안은 빚은 천여만원.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추가로 천만원의 치료비가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급한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조씨 가족에게는 버거운 짐이다.
『엄마 꼭 나아서 집으로 돌아가자. 엄마가 해 주는 따뜻한 밥이 먹고 싶어』
가냘픈 엄마의 손목을 꼭 쥐며 투정을 부리는 딸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애처롭다.
※도움 주실 분=우리은행 702-04-107118 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4-03-13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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