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후진국 배려는
사랑과 정의의 의무이다
Ⅴ. 국가들 사이의 정의와 연대 의식(2437~ 2442)
국제적인 차원에서 경제적 불평등은 국가들 사이의 실질적인 격차를 초래하였고, 사람들의 인식의 확대는 이러한 불평등과 격차를 전세계적인 차원으로 확대하였으며, 이 문제에 대한 여러 나라들의 상실감과 분노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어 있다.
모든 사회 문제가 세계화되어 가는 현대에는 다른 어느 시대보다 국제간의 연대 의식이 요구된다. 부유하거나 빈한하거나 어떤 나라도 고립되어 살아갈 수는 없는 세상이다. 소위 선진국들도 후진국의 상황을 무시하고는 평화와 부귀를 유지 할 수 없다.
그래서 선진국들이 후진국들의 인간다운 삶을 배려하는 것은 사랑의 의무이고 동시에 정의의 의무이다. 그리고 이런 의무는 천재지변에 즈음하여 일시적 원조를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후진국들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하여 선진국들이 이끌고 있는 국제 기구들을 개혁하여 후진국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구조를 변경하고, 국제적으로 공정한 교역의 틀을 발전시켜야 한다.
정치 구조나 사회 생활의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들의 임무가 아니다. 이러한 임무는 사회 안에서 직접 활동하는 평신자들의 소명이다.
Ⅵ.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2443~ 2449)
주님께서 최후 심판에 대한 설교를 하시면서 심판 판결의 기준을 애덕 실천이라 하셨다. 의인들에게는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 40)하시고, 죄인들에게는 『여기 있는 형제들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마태 25, 45)하셨다. 여기서 말하는 가난은 물질적 가난뿐 아니고 정신적 가난도 포함된 것이다.
불우한 사람을 돕는 일을 일반적으로 자선(慈善)사업이라고 하지만, 공적인 의무를 가지고 있는 국가나 국가 기관이 하는 자선 사업은 복지(福祉) 사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국가는 국민의 현세적 복리를 추구할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 그레고리오 교황은 신자들에게 사랑의 의무는 정의의 의무와 상통한다고 가르쳤다. 『가난한 사람에게 필수적인 물질을 제공할 때는 우리가 그들에게 우리의 것을 선물로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을 돌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자비의 행위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정의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다』(성 그레고리오, 사목 규칙 3장). 물질적 자선 외에, 불우한 사람을 참아주고 용서하고 충고하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가르쳐주는 행위는 영적인 자선이며, 그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것은 가장 위대한 영적 자선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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