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활동이 활성화 돼야”
요즈음 많은 NGO활동가들은 마음의 쉼터를 찾아 헤매고 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교회안에서도 영적 지도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모두 너무 바쁘고, 이기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제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서울대교구내 10여개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중간지도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였다. 현재 본당에서 하고있는 활동을 왜 하고 있는가, 얼마 동안 하고 있는가, 애로점과 개선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 등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 신앙 교육도 받고 활동도 하지만 개인의 삶이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아마 변화를 가능하게 하려면 본당 문화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교우들의 삶, 본당이 변화해야 한다. 본당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경험한 것은 그동안 여성들이 삶의 주체로 나선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주로 양육과 같은 기능적 경험으로 묶여 있었던 것이고, 단체 활동 내용도 똑같고, 교회가 그 부분을 조명하고 뭔가 변화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교육을 받아라』는 식으로 주로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것이 주된 경험이었던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자기 이야기나 문제를 풀고 싶을 때, 그 욕구를 그대로 자유스럽게 풀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 안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 즉 노령화, 실직자, 외국인 노동자들, 인권, 여성, 그중에 심각한 것 하나가 젊은 여성들이 임신을 두려워하고, 출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으로 본당에서 이같은 젊은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공동 문제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서로 나누고, 의사나 간호사의 출산준비에 대한 강의도 듣고, 수녀들의 생명의 존엄성과 영적지도가 이 걱정하는 여성들에게 큰 안심을 줄 수 있겠다. 자연스럽게 생활 안에서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활동으로는 지구촌의 다양한 다른 나라 문화 이해를 위해 각 나라 여러 가지 모양의 십자가나, 우표나, 성모 마리아상을 모으는 사람들끼리 작품을 만들어 나누는 것도 훌륭한 문화 활동이며 다른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옆집에 외국인 노동자가 살고 있다면 가정에 한번 초대하는 프로그램도 좋겠다. 요리 취미 모임으로 함께 요리 만드는 실습을 한 후 본당 독거노인들에게 대접하는 봉사활동도 할 수 있겠다.
본당 안에 여러 가지 그룹들이 자유스럽게 자발적으로 모이되, 조직화할 필요는 없겠다. 또 가족 중심으로 주말 복지시설 활동을 함께 해도 좋다. 이같은 자연스런 그룹 활동들은 본당 주보 축일에 각각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누는 기회를 갖게되면 이 모든 활동들이 NGO 활동으로 개인의 중심에서 이웃으로 지역에서 대안을 찾게 되며, 자연히 본당 공동체 또는 지역사회가 변하고, 풀뿌리 중심으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수동적이고 형식적 활동보다는 자발적인 활동으로 변화하는 문화가 이루어질 때 NGO 활동은 활성화되고 우리는 서로 서로 공동체 안에서 주인으로 삶을 변화시킬 것이며 스스로 영적 성장의 길도 찾게 될 것이다.
윤석인 <크리스티나.가톨릭대 문화영성대학원 교수.AFI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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