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복음을 외치겠습니다”
온 누리를 향한 도약
사랑하는 가톨릭신문 애독자 여러분에게, 창간 제78주년 기념일을 맞이하여 다시 새로운 다짐을 드립니다. 일흔여덟 해 전 온갖 어려움 속에서 태어난 「가톨릭신문」의 창간 정신을 되새기며, 저희는 이제 전세계를 향하여 힘차게 도약하겠습니다. 우리 신문의 이름에 걸맞게 온 세상을 향하여 복음을 외치겠습니다. 생명의 복음을 외치겠습니다.
이러한 다짐에 앞서 「가톨릭신문」을 만들고 펴내는 저희 일꾼들은 독자들 앞에서 독자들과 더불어 진지한 성찰과 겸허한 반성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언론 사업체로서 외형의 신장을 추구하기에 앞서 하느님의 나라를 널리 확장하는 복음의 봉사자인지 냉철하게 성찰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우리 나라에서 그리고 세계 교회를 위하여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살피고자 합니다. 우리 민족의 복음화, 온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세계 교회의 친교를 위하여 무슨 보탬이 되어 왔는지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지역 교회 안에서 그리고 아시아 대륙과 전세계의 교회를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지금 반드시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습니다.
「조국 성화」(祖國 聖化)라는 사시(社是)를 사명으로 받은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먼저 민족의 복음화에 앞장을 서고자 합니다. 겸허한 자세로 우리의 역량을 키워가며 지역 교회의 신문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전세계 인류의 한복판에서 지금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반드시 하겠습니다.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지고의 사명을 작은 일에서부터 충실하게 또 줄기차게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구원의 복음을 참으로 기쁜 소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리하여 죽음의 문명에 젖어 사는 이 사회에 진정한 생명의 문화가 꽃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현대의 놀라운 통신 기술과 매체들을 복음 전파에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매체들을 통하여 교회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지붕 위에서」 복음을 외쳐야 합니다.
교회가 이러한 힘 있는 수단들을 복음화에 활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 앞에서 죄송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른바 인터넷 시대에 넘쳐 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록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종이 신문이라 하더라도, 우리 「가톨릭신문」의 복음 선포는 독자들의 마음과 양심 속에 파고드는 힘찬 설득력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충실한 신앙 콘텐츠 구축
그러기 위하여 충실한 신앙 콘텐츠를 구축해 나아가겠습니다. 그 내용이란 「조국 성화」를 구현하는 우리 신앙인들의 성덕, 그 거룩한 삶입니다. 아무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 세대에, 그저 잡다하고 난삽한 껍데기만이 널려 있는 이 정보의 홍수 시대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구원의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을 알차게 마련하고 널리 펴겠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삶의 대화를 나누고 또 널리 전하려면 애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청됩니다. 독자들의 진솔한 삶을 이야기하지 않는 매체는 무미건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폭넓은 참여를 위하여 우리 신문은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최근 언론인들에게 보내신 교서 「급속한 발전」(2005년 1월 24일)에서 말씀하신 대로, 누구나 신앙의 진리를 임의대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교회 안에도 그리고 우리 신문에도 정의와 지혜를 존중하는 대화의 자리는 분명히 열려 있습니다(12항 참조).
또한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의 영성에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계획들을 세우고자 합니다. 신문의 편집과 발행 이외에도 생명의 문화를 이룩해 가는 문화 사업들과 다양한 행사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는 우리 신자들만이 아니라 생명의 존엄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우리 나라 국민들만이 아니라 해외의 한인 신자들과 외국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계획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의 지구촌을 운위하는 이 세계화 시대에 우리 「가톨릭신문」의 국제화를 모색하겠습니다.
사도좌의 매체들과 연대 모색
먼저 오랜 전통을 지니고 교황님과 교회의 가르침을 직접 전달하는 사도좌의 매체들과 실질적인 연대를 모색하여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그러한 협력을 통하여 우리 나라 교회가 사도좌를 비롯한 전세계 교회와 친교를 이루는 데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창간 제78주년 기념일에 저희의 이러한 다짐을 밝히며,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배전의 애정과 협력을 간청합니다. 참으로 구원의 기쁨을 맛본 사람이라면, 어찌 그 기쁨을 이웃에게 전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신문이 쌓아가고 펼치는 내용에서 그 기쁨을 찾으신다면, 같은 신자들은 물론이고 아직 믿음을 지니지 않은 이웃 사람들에게도 저희 신문을 신앙의 선물로 드리십시오. 그러면 저희 신문의 독자들이 불어나고 또한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끊임없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올해 홍보주일 담화에서 교황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생명에 대한 음모를 멀리하고 모든 인간의 가치와 존엄에 관한 진리를 전달해 줌으로써 참된 생명의 문화를 증진하는 것입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으로, 「가톨릭신문」을 통하여 이 땅에 진정한 생명의 문화가 활짝 피어나기를 빕니다.
-가톨릭신문사 주간 이창영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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