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강의를 들으며 속으로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켰는지 모릅니다. 세상에서 저같이 못나고 바보같은 사람이 또 있겠습니까!』로 이어지는 이 형제의 사연은 아픔 그 자체였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며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던 평범한 가장이었던 그는 아내의 우울증과 사업 실패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끼니조차 잇기 힘들고 아내의 우울증이 점점 심해지자 결국 가족이 동반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나 아내와 딸만 죽고 그는 살아남은 것이다.
화상을 입어 불편한 몸에 죄책감으로 우울증이 심했던 그는 천주교담당 교도관 권유로 「자아성장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6개월간의 교육이 끝나고 쓴 소감문에 『아내와 함께 했던 20년 생활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고 선생님 강의 내용이 꼭 제 죄를 묻는 것 같아 솟아나오는 눈물 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제 앞날의 길이 보이는 것 같고 힘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강의가 너무 힘이 됐다며 올해 시작하는 「자아성장프로그램」을 재신청해서 수강하고 예비신자교리도 하면서 참 밝아졌다.
교정사목을 하다 보면 참 아쉬울 때가 많다. 여건이 좋지 않아 오랫동안 전례중심의 사목을 해왔다. 하지만 한명한명의 아픔을 헤아릴 수 없었고 시간에 쫓기다 미사가 끝나면 간식을 주는 것으로 위안을 삼곤 했다.
갇힌 사람들은 여러가지로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많은 사람들인데 일회적인 만남을 통해 치유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사는 관심을 촉발시킬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자신의 아픔을 토해내게 할 수는 없었다.
수용자들은 너무 큰 시련과 아픔으로 자존감과 자신감, 자아감이 낮은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긍정하지 못하고 특별한 삶의 의욕이나 동기부여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명 한명의 아픔과 슬픔을 바라보고 그 아픔을 다 토해내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했다. 신앙을 중심으로 한 심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모든 가면을 벗어버리고 진실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그리고 부족함이 많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미술치료와 자아성장 프로그램을 각 소에서 실시하고 있다. 수용자들이 하느님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부끄럽고 상처와 아픔이 많은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영우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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