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자 김혜경씨
“한국인 종교심성 알리는 계기 되길”
한국 평신도 신학자의 박사 논문이 지난 1월 이탈리아 그레고리안 대학교 토착화 총서로 출판, 한국 학자들의 연구가 다시 한번 세계 교회안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만들어 졌다.
화제의 논문은 김혜경(세레나)씨의 로마 우르바노대학 박사학위(2002년 3월) 논문으로 그레고리안 대학 부속 「문화와 종교 센터」에서 실시하는 「타종교 및 범 문화 진단」시리즈 제7권으로 발행됐다. 「토착화된 복음화를 위한 과정에서 드러난 무교가 한국인의 심성과 교회에 미친 영향」이 주제.
세계적인 지명도를 인정받고 있는 그레고리안 대학 총서에 한국 교회 신학자의 연구 논문이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특히 타 대학의 학위 논문을 출판한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논문은 전체적으로 토착 종교를 통해 「토착화의 전형」과 「한국인」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 한국인의 정체성을 되짚어 봄으로써 이미 서구 문화의 한 부분으로 간주돼 왔던 그리스도교 신학을 한국인의 가슴에 뿌리 내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1987년 이탈리아로 유학한 후 우르바노 대학에서 15년 동안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선교 신학 연구에 쏟아온 김혜경씨는 공부 기간동안 번역, 현지 학교교사, 순례 안내, 교황청 자선소 근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깊이 있게 현지 문화를 접했다. 그런 만큼 김씨의 논문에는 체험에서 녹아난 밀도 있는 연구가 드러난다.
김씨는 『이탈리아어로 먼저 출판되었기 때문에 보편 교회에는 물론 지역교회에도 한국인들의 종교 심성을 널리 알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가장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세계화 현장에서 민족의 긍지를 되살려 이를 드러내는데 있어 논문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논문을 통해 주장하는 가장 우선적인 문제는 종교를 포함한 전통 문화에 대한 재인식과 우리 민족 안에 흐르는 정체성의 회복이다.
『토착종교에 대한 연구가 복음화의 지름길인 셈』이라고 강조한 김씨는 『한국인이기에 가지고 있는 공통된 근본적인 심성과 이에 대한 연구는 곧 한국인의 정체성 회복에 대한 연구이기에 선교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본다』면서 『내 것을 다시보고 그 속에서 하느님 계시의 흔적을 찾고 이를 발판으로 선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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