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파서 미안해 이 다음에 잘 할게요”
췌장 절반 가량 잘라내고 인공영양주사액으로 연명
현재 빚만 8000만원 치료비 생각에 한숨만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됐지만, 아직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보지 못한 김도집(바오로.14.대구 성김대건본당)군.
2001년, 초등학교 4학년때 도집이는 만성 췌장염으로 입원했다. 식은 땀을 흘리며 배가 아프다고 울어도 단순히 「장이 꼬였다」는 진단만 믿고 병을 키워왔던 것이다.
췌장을 절반 가까이 잘라내고, 식사 대신 관을 연결해 인공영양주사액만으로 버텨야하는 힘겨운 상황이 계속됐다. 오전 8시 관을 잠그고 학교에 나와 오후 4시까지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은 채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면서도 항상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소년의 꿈이 채 이뤄지기도 전에 불행은 겹쳐왔다. 2003년, 도집이는 「림프성 조직구 혈구 탐식증후군」이란 희귀병까지 얻었다.
혈액암인 백혈병과는 다르지만, 치료방법은 백혈병과 같다. 제대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는 상황에서 힘든 항암치료를 받아야했다. 갑작스럽게 열이 오르면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을 오고가며 힘겹게 병마와 싸웠다. 조직구 혈구 탐식증후군의 경우 항암.항생치료로 나을 수 있지만, 도집이는 항암치료로 완치되지 않아 결국 골수이식까지 받아야한다. 골수이식 후 생존율은 60%.
4월 22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받기로 했지만, 아버지 김승욱(요한.45)씨와 어머니 남근영(오틸리아.41)씨는 수술비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조직구 혈구 탐식증후군은 암이 아니기에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항암치료를 받으며 병원비만 1억원 가까이 들었는데, 골수이식 수술과 치료비도 보험적용이 안돼 앞으로 1억원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너무 고통스러워 힘들어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그만 데려가달라」는 기도를 했던 어머니 남근영씨. 『오랜 병마와 싸우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들을 보면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도집이는 골수이식수술을 앞두고 4년만에 처음으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위급상황이 언제 닥칠지 몰라서 방한켠에는 응급실에 가져갈 가방이 놓여있다.
「아파서 미안하다」는 도집이. 병이 나으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물음에 『친구들이랑 같이 학교에 가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의 소박한 바람을 들어주시길 기도해본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881 가톨릭신문사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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